'넓어진' 스트라이크존, 타고투저 완화의 시작점 될까?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3.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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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LG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한화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시범경기 딱 한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변화가 눈에 보인다. 스트라이크존 이야기다. 확실히 넓어진 모습이다. '타고투저' 완화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시즌 KBO 리그 시범경기가 14일 오후 1시 대전(LG-한화), 대구(kt-삼성), 광주(두산-KIA), 사직(SK-롯데), 마산(넥센-NC) 다섯 곳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KIA-SK-kt가 승리했고, LG-한화전과 넥센-NC전은 무승부로 끝났다.

승패와 상관없이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을 꼽자면 스트라이크존이다. 김풍기 심판위원장의 말대로 존이 넓어졌다. 지난 시즌이면 볼로 선언될 것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국은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홈에서 참사를 겪은 것.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스트라이크존 적응도 많이 꼽혔다. KBO 리그와 다른 존에 타자들이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아래-위로 길다. 우리는 좌우 폭이 넓다.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지 않았나. 심판부의 잘못은 아니다. 이제 봤으니까 메이저리그처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각 리그별 특성이 있기에, 무조건 메이저리그를 따라가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현재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분명 조정이 필요했다.

특히 너무 좁았다. 이에 투수들이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타자들은 펄펄 날았다. 2016년 무려 40명의 3할 타자가 등장했고, 리그 전체 타율도 0.290에 달했다. '타고투저'의 원인을 꼽았을 때,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스트라이크존이었다.

이처럼 타고투저 광풍에 WBC 실패까지 겹치면서 2017년 시즌 스트라이크존에도 영향이 생겼다. 넓어진 것이다. 고작 시범경기 딱 한 경기를 치른 것이 전부지만, 분명 변화가 보였다.

조짐은 있었다. WBC를 앞두고 열린 연습경기부터다. 지난 2일 이용규는 "연습경기에서 KBO 리그 심판분이 구심을 봤다. 좌우로 존이 넓어진 느낌이더라. 만약 시즌에도 이렇게 된다면 타자들이 고전할 것 같다. 존을 넓힐 필요는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시범경기부터 존이 넓어진 것이 확인됐다. 14일 한화전을 치른 LG 양상문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것 같다. 좌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높은 공은 확실히 잡아준 것 같다. 심판들도 신경을 쓰는거 같다"라고 짚었다.

최근 KBO 리그는 기록적인 '타고투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화끈한 경기가 연일 펼쳐지고, 팬들도 열광한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타자들의 성적에 거품이 낀 것도 사실이었다. 조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BO 리그 심판부가 스트라이크존을 넓혔다. 큰 변화다. 타고투저 완화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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