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 각오' LG 이동현 "이제는 궂은일 맡아야"

대전=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3.16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이동현. /사진=LG트윈스 제공





'로켓' LG 트윈스 이동현(34)은 불펜의 요직을 젊은 투수들에게 내줬다. 승리의 짜릿한 순간보다는 음지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자신 역시 이제는 궂은일을 맡아 희생할 때라고 담담히 말했다.


LG는 마무리 임정우를 주축으로 셋업맨 김지용, 정찬헌, 좌완 계투 진해수, 윤지웅까지 20대 필승조가 넘쳐난다. 패전처리나 추격조,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특별한 개인 기록도 남지 않는 궂은일은 이제 이동현의 몫이다.

이동현은 15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동현은 5-2로 앞선 7회말 소사, 김대현, 최성훈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로사리오, 신성현, 김회성을 공 12개로 처리했다. 신성현과 김회성에게는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을 빼앗았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올해 전망을 한결 밝히는 안정적인 투구였다. 이동현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20홀드를 돌파하며 LG 셋업맨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이후에는 잔부상에 시달려 예전의 구위를 뽐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임정우, 김지용 등 어린 투수들이 필승조로 떠올라 이동현의 팀 내 역할도 줄어들었다.

2016년 5홀드에 그쳤던 이동현은 포스트시즌에 돌아와 부활을 예고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플레이오프 진출에 앞장섰다. 분위기를 이어 스프링캠프까지 성공적으로 마쳤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경기 후 이동현은 "캠프 때부터 몸을 잘 만들었다. 컨디션은 좋다. 요 몇 년 동안 부진했기 때문에 시범경기였지만 정식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예년에 비해 아픈 곳도 없는 상태다. 최근에 무릎과 내전근 쪽에 고질적인 부상이 있었다. 1군 생활을 하면서 팔꿈치 말고 다친 적이 처음이라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나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이 먹어서 못한다는 말 듣기 싫어서 더 열심히 준비했다. 트레이닝 코치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 주셨고 나도 그쪽으로 보완 운동을 많이 했다"며 차질 없이 시즌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어린 투수들에게 필승조 자리를 물려주게 된 데에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지용이, (임)정우 등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니까 팀도 강해졌다. 나는 한 게 없어서 미안했다.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또 이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한 번 내니까 이제는 알아서 잘한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나는 이제 필승조가 아니더라도 궂은일 나서서 하겠다.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각오다"라 힘주어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