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전설' 브렛이 말하는 '좋은 교육'에 비춰본 韓

창원=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4.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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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브렛. /사진=김지현 기자





'메이저리그 전설' 조지 브렛이 뼈있는 말을 남겼다. 운동 선수들에게도 '좋은 교육(better education)'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엘리트 체육으로 인해 학업과 운동이 평행선을 달리는 한국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


브렛은 2일 NC-롯데전의 시구자로 나섰다. 지난 미국 캠프에서 NC와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된 것. 브렛은 197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년 동안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3루수로 활약했다. 통산 타율 0.305 317홈런 3,154안타 1,595타점 201도루를 기록했으며 올스타 13회, MVP 1회, 타격왕 3회 등의 수상기록을 바탕으로 1999년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98.2%의 득표율로 헌액됐다.

은퇴 이후 브렛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렛'이라는 야구용품 회사를 운영 중이다. 운동선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브렛에게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는 선수들에게 무엇인 필요한지를 물었다. 그러자 브렛은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다.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은퇴 후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학업과 운동의 균형을 추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70승(153패)을 수확한 마이크 무시나(은퇴)는 스탠포드 대학교 경제학을 전공했다. 비단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NBA에서 활약하는 제리미 린(브루클린 네츠)은 하버드를 졸업했다. 최근에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NCAA 남자농구에서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4강에 올려놓은 루크 메이가 다음날 오전 8시 전공 수업에 출석해 화제가 됐다. 운동 선수에게도 학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한국도 최근 운동에만 쏠렸던 관심을 조금이나마 학업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회에 출전하기 전 2개의 학기 학점 평균이 C가 되지 않는 학생들은 대학스포츠리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잡음이 생겼다. 연세대 축구부는 학점 미달로 28명 중 14명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U리그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종목에서도 주요 선수들이 학점으로 인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대학 스포츠는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로 진입해야 하는 대학 선수들의 앞길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학업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운동에 할애해도 프로 무대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프로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대학 선수들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해마다 실시되는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보다 고개를 숙이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프로에 진입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프로에서도 경쟁은 계속되고 그 안에서도 낙오자가 생긴다. 설령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고 해도 은퇴 후 삶은 어떤 선수에게나 고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렛은 '좋은 교육'을 강조했다. '좋은 교육'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요소다. 은퇴 후 삶을 설계해야 하는 프로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브렛이 말한 '좋은 교육'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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