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아닌 수비 강조' 롯데에 부는 변화의 바람

부산=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4.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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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 콤비 신본기(왼쪽)와 번즈.





롯데 자이언츠가 달라졌다. 257일 만에 4연승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무엇보다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롯데는 올 시즌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을 높였다. 이에 따라 시즌 전 롯데가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 등 강타자들을 배치해 막강한 화력의 팀으로 거듭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을 두는 것을 택했다.

먼저 롯데는 시즌 전 수비가 확실한 번즈를 영입했다. 타격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내야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맡아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확실히 번즈는 롯데의 2루를 책임지며 발군의 수비 능력을 뽐내고 있다. 그 예로 롯데는 지난 5일 넥센전에서 1회 2사 만루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번즈의 수비로 극복했다. 외야로 빠질 수도 있었던 채태인의 타구를 걷어낸 번즈가 3루에서 오버런을 한 이정후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낸 것이다. 이를 두고 조원우 감독은 "번즈가 수비를 잘했다. 이 아웃으로 넥섹의 맥이 확 끊겼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시즌 전까지 격전지 중 하나였던 '핫코너' 3루수 자리에도 수비가 좋은 문규현을 쓰고 있다. 당초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6으로 맹타를 휘둘렀던 오승택이 3루 자리를 차지할 것처럼 보였다. 오승택이 타선에 합류하면 이대호를 중심으로 더욱 큰 화력이 뿜어져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3루수로 문규현을 활용해 수비에 안정감을 높였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에는 '미스터 기본기'라고 불리며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고 있는 신본기를 배치했다. 물샐 틈 없는 내야 라인업을 구성한 것.


롯데가 이렇게 내야 라인업을 구축한 이유는 마운드에 더욱 안정감을 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롯데의 선발 마운드의 경쟁력은 다른 팀들보다는 떨어진다. 지난 시즌 8승(10패)에 그친 레일리가 1선발을 맡고 있고 새로 온 외국인 선수 애디튼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으로 이뤄진 젊은 선발진은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 불안요소가 많다. 이에 따라 롯데는 수비를 강화해 선발진들의 뒤를 받친다는 계획이다.

롯데가 이렇게 수비 위주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것에는 이대호의 영입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대호가 4번 타자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주면서 다른 쪽에서 공격의 힘을 빼도 되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대호의 영입 효과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야구의 기본 수비를 강조하면서 롯데는 한층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롯데는 지난 4년 동안의 아픔을 조금씩 지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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