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병동' 전자랜드, 투지 잃지 않은 아름다운 패자

잠실실내체=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4.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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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가 삼성과 치열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KBL





언더독의 반란은 없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부상병동 전자랜드가 보여준 투지는 인상깊었다.


전자랜드는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73-90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전자랜드는 2승3패를 기록,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전자랜드는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꿈꿨다. 6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지만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3강으로 꼽히며 정규리그에서 막강한 전력을 뽐낸 삼성을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실제로 전자랜드가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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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가 손가락 부상을 당한 모습. /사진=KBL






6강 플레이오프 내내 전자랜드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먼저 포워드 라인의 핵심 축인 정효근이 3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4차전을 뛰지 못했다. 정효근이 뛰지 못하면서 강상재가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뛰어야 했고 이는 체력 저하로 나타났다. 유도훈 감독은 "강상재가 체력이 딸리면서 마지막에 리바운드, 헬프, 스크린에서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여기에 국내 주득점원인 정영삼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정영삼은 3차전 무릎 타박상을 당해 온전한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없었다. 4차전에서 정영삼은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다. 유도훈 감독은 "정영삼 상태가 가장 좋지 않다. 무릎에 타박상이 세게 왔다. 절뚝여서 빼주려고 하는데 3점슛을 그런 상황에서 넣으니 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몸이 성한 곳이 없었지만 정효근과 정영삼은 5차전에 나섰다. 정효근은 스타팅 라이업에 이름을 올렸다.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을 베스트로 넣었다. 본인이 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선발로 넣었다"고 말했다. 부상에도 불구 정효근과 정영삼은 5차전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정효근은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리바운드에 가담했고 정영삼은 내외곽을 오가면서 전자랜드의 공격을 풀었다.

두 선수가 제 몫을 해주는 가운데 또 다른 악재가 찾아왔다. 박찬희가 1쿼터 돌파를 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손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곧바로 교체됐으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2쿼터 중반에 복귀했지만 박찬희는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상태였다. 결국 전자랜드는 후반전 박찬희를 기용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로서는 앞선 압박이 좋은 박찬희를 잃은 것이 뼈아팠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으나 전자랜드는 삼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를 뜨겁게 달군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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