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김현수, 소극적인 타격자세 버려라

[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입력 : 2017.05.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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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에게 또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5월 들어 치른 7경기에서 김현수는 고작 9타수만 기록하며 안타 1개를 쳤을 뿐이다.

타율 0.302로 비교적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치렀지만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좌완 투수가 나온 날은 물론이고 너클 볼 투수를 상대한 경험이 적다며 보스턴 레드삭스전 스티브 라이트가 출격한 날에도 주전 라인업에서 제외되더니 7일에는 루키 우완 투수인 딜런 코비가 나섰음에도 벤치를 지켰다. 또한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도 후반 수비를 보강한다는 명목으로 교체 당하기 일쑤다.


반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 중 2,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루키 트레이 맨시니는 홈런과 2루타 1개씩을 포함해 5안타 4타점을 쓸어 담으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 경쟁을 벌였던 조이 리카드도 8일 경기에서 3안타 1득점으로 1번 타자 역할을 잘 수행했다.

벅 쇼월터 감독이 최근 김현수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영입한 이유부터 되짚어보면 해답이 나온다. 김현수는 수비와 주루 능력에서 평균 이하라는 평가지만 뛰어난 타격 실력 때문에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케이스다. 다시 말해 최근 김현수의 행보는 자신의 강점을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타율이 0.227로 부진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타격 자세가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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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가 4-2로 승리한 6일 경기에서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유격수 땅볼, 헛스윙 삼진, 좌익수 플라이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문제는 세 차례 모두 미겔 곤잘레스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물끄러미 바라만 봤다는 점이다. 특히 1회말 2사 만루 상황이 아쉬웠다. 앞선 타자 조나단 스콥이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린 상황에서 곤잘레스는 정 가운데로 들어오는 스트라이크를 두 개를 던졌지만 김현수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결국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린 뒤 4구째 유격수 땅볼을 때려 타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김현수가 초구를 공략했을 때 타율이다. 지난 시즌 데뷔 후 32타수 15안타로 0.469의 매우 높은 타율을 올렸기 때문이다. 2구를 공략했을 때도 51타수 23안타로 타율은 0.451나 됐다. 반면 3구 이후로는 266타수 64안타로 0.240에 그쳤다. 참고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은 초구에 0.346, 2구에 0.334로 김현수의 타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5일만에 선발로 나선 탓인지 이날 따라 김현수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다 경기를 그르쳤다.

한편 5월 7일을 기준으로 2016년부터 80타수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 중에서 초구와 2구를 타격했을 때 가장 타율이 높은 선수는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0.482)이었다. 그 뒤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레디 프리먼(0.470)과 신시내티 레즈의 조이 보토(0.460)가 이었다. 0.458의 김현수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최하위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조 마우어로 0.202에 그쳤다.

이 같은 기록을 보면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김현수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쉽게 답이 나온다. 빠른 볼 카운트에서 자신이 노리는 공에 방망이를 과감하게 휘둘러야 한다. 자신의 장점인 출루율도 볼넷을 얻어 나가는 것 보다는 안타를 많이 때려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아무리 제한된 기회를 부여 받고 있다고 하지만 2할대 초반의 타율에 홈런 1개 3타점에 그치고 있는 외야수가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는 힘들다. 쇼월터가 아닌 다른 감독이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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