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주희정 "감사한 분들 많다.. 나이 들어도 주눅들지 말기를"

KBL센터=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5.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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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주희정.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진=KBL 제공





서울 삼성 썬더스의 주희정(40)이 은퇴를 결정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소감을 남겼다. 주희정은 담담히 소감을 남기면서도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 더불어 후배들에게는 나이에 상관없이 주눅들지 말고 선수생활을 이어가라는 조언도 남겼다.


주희정은 고려대를 중퇴 후 연습생 신분으로 1997년 원주 나래 블루버드에 입단해 데뷔했다. 1997-1998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총 20시즌 동안 KBL 정규시즌 1029경기를 출전했다. 20시즌 동안 정규시즌 기준 총 1044경기 중 단 15경기만을 결장했다.

다양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정규리그 기준 최다 어시스트(5381개), 최다스틸(150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기록(8회), 3점슛 성공갯수 2위(1152개), 리바운드 5위(3439개), 득점 5위(8564점)에 올라 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1997-1998시즌 KBL 첫 신인왕 수상을 시작으로 정규리그 MVP, 플레이오프 MVP, BEST 5 4회, 수비 5걸상 2회, 우수후보 선수상 1회, 모범선수상 2회를 수상했다.


특히 2008-2009시즌에는 KT&G(현 인삼공사)가 정규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음에도 정규시즌 MVP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주희정이지만, 2016-2017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결정했다. 냉정히 말해 아직 준비가 다 되지는 않은 모양새지만, 그래도 주희정은 지도자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주희정은 "기자회견을 하는데, 생각이 정리도 되지 않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구단과 은퇴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뭔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마음의 정리도 되지 않는다"라고 먼저 말했다.

이어 "내 마음과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알맞은 단어가 없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은퇴를 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농구가 좋아서, 농구에 미쳐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현재는 어떤 것도 대체할 것이 생각나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주희정은 "나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그래서인지 농구선수로서의 인생에 후회는 없다.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왔다. 열심히 살아온 덕분인지, 주변에 훌륭하고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고, 운도 따랐다.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믿고 프로에 입문시켜주신, 아버지로 따르는 최명룡 감독님과 가족들, 가드로서의 역할을 가르쳐주신 김동광 감독님, 자상하고 배울 것 많은 김진 감독님, 힘들 때 책 한 권에 손편지를 써주셨던 유도훈 감독님, 언제나 믿고 맡겨주셨던 이상범 감독님과 때로는 감독님처럼, 때로는 형님처럼 편안하게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셨던 문경은 감독님과 이상민 감독님, 지금까지 함께해온 소중한 동료 선수들과 트레이너분들, 구단 관계자분들, KBL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 드린다"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나아가 "아끼는 친구들과 그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선후배, 기자분들, 긴 시간 응원해준 가족들과 팬들, 돌아가신 할머니와 아버지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더했다.

당부의 말도 남겼다. 많은 나이로 인해 '떠밀려' 은퇴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희정은 "이렇게 은퇴를 하지만,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우리도 NBA처럼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주눅들지 않고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는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괜히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더라. 후배 선수들은 더 자기 관리를 잘하고 노력해서 나이를 떠나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게 최선을 다하면 한국 농구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주희정은 "선수 주희정은 이제 막을 내리고 물러난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더욱더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이 배우고 익혀서 다재다능하고 멋진 지도자로 돌아오겠다. 훌륭한 감독님들만의 장점을 배워서 갖추고, 명지도자라는 큰 꿈을 이룰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게 은퇴를 하면 농구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 주희정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농구에 대한 열정을 놓을 수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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