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류승완 "취재 바탕으로 日·친일파 만행 다뤘다"(공식)

"강제징용 피해자 恨, '대탈출'로 풀고 싶었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7.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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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류승완 감독 / 사진=스타뉴스


영화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창작물'로만 평가하는 일본 내 반응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일본 하시마섬(군함도)에서 이뤄진 조선인 강제징용을 배경으로 한 '군함도'와 관련해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 같은 것이 아니다"며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간의 재산청구권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밝히는 등 일본내 분위기에 대해 입장을 전한 것이다.


류 감독은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전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라며 "영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습니다"라며 "더불어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라며 "바라건대 일본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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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군함도' 포스터


다음은 류승완 감독의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영화 '군함도' 감독 류승완입니다.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서 영화 <군함도>가 사실이 아니고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냥 평가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중,일 3국의 정부 기관과 유력 매체들의 날선 공방까지 오가고 있어서, 짧은 생각일지라도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 펜을 들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전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습니다. '수많은 증언집과 자료집'이 무엇인지는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자세히 넣어 두었습니다. 저는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컨셉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일본 산케이 신문이 ‘군함도는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했을 때도 저는 "조선인이 군함도에서 인권을 유린 당하면서 생활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를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랬지만,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

바라건대 일본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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