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황당 실책은 이제 그만..고급야구 보고 싶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7.08.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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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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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실책 후 고개를 숙인 이범호.



덜 못해서 이기는 야구는 재미없다.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가을야구 초대권을 두고 다투는 치열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잘하는 팀이 잘해서 올라가는 야구를 팬들은 원한다.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

1승 1승이 소중한 시점이다. 1위 KIA부터 7위 LG까지, 한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하루살이처럼 마지막 경기라 여기고 무조건 이기고 넘어가야 한다. 선발은 물론 불펜도 총동원이다. 이런 살얼음판에서의 희비는 역시 '기본기'로 엇갈린다.

좋은 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면서 1점 뽑기가 힘들다. 때문에 엉뚱한 주루사, 견제사, 실책 등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다득점을 노리기보다는 최소실점에 무게를 둬야 하는 시점이다. 헌데 경기 후반 황당한 실수와 실책으로 자멸해 긴장감을 확 떨어뜨리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같은 '니가 가라, 5강' 식의 순위 레이스는 질이 떨어진다. 중위권이 동반 몰락하면서 서로 못했다. 덜 못하는 팀이 현상 유지를 하면 오히려 순위가 상승하는 반사 이익을 봤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일수록 기본기가 중요하다. 공격력보다는 수비가 탄탄한 선수들을 중용해야 할 시기다. 이 시점이면 1점 덜 내도 1점 덜 주는 그런 운용이 필요하다. 수비를 바탕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다. 수비에 약점이 있었지만 방망이가 좋았던 타자들은 이제는 대타로 대기한다. 버티기 모드로 쭉 가는 것이다.

여태까지 잘 나가다가 최근 휘청인 KIA와 LG는 공통적으로 수비 문제를 노출했다. KIA는 26일 경기 후반 유격수 김선빈을 교체하면서 대역전패를 당할 뻔했다. 9회말 유격수 자리에서만 실책 3개가 쏟아져 8-3으로 잡을 경기를 8-7까지 쫓겼다. 27일에는 이범호가 실책으로 역전 결승점을 줬다. 2패를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인 수준이었다. LG도 26일 4-4 동점 상황에서 8회말 강승호의 송구 실수로 승리를 헌납했다. 두 팀 다 수비가 흔들려 1승 쌓기를 어려워 하고 있다. 반대로 내야진이 몰라보게 탄탄해진 롯데는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그물망 수비로 정평이 난 두산의 야수진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슈퍼캐치나 파인플레이를 하라는 게 아니다. 잡을 아웃카운트를 놓쳐선 안된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넘겨주는 현상이 너무 잦다. 투수가 좋아 봤자 수비로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없다. 특히 이번 주 KIA와 LG는 각각 하위권인 삼성과 한화를 만난다. 이런 매치업일수록 디테일에 목숨 걸어야 한다. 1패 이상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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