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 '장하구나' 양현종-'씩씩하다' 장원준, '국대 웅호상박'

PS특별취재팀 김우종 기자(광주) / 입력 : 2017.10.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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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좌)과 KIA 양현종





곰과 호랑이가 광주 빛고을에서 마음껏 자웅을 겨뤘다.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좌완. WBC 한국 야구 대표팀의 '원투펀치'. 양현종(KIA)과 장원준(두산)의 긴장감 넘치는 맞대결이 광주 빛고을을 휘감았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전날 3-5 패배를 설욕,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돌린 채 잠실로 향하게 됐다. 두 팀은 하루 휴식 후 오는 28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을 치른다.

앞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IA는 헥터를, 두산은 니퍼트를 내세웠다. 헥터와 니퍼트 모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들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 이번에는 외국인 투수가 아닌 토종 투수 간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1차전에서 패하며 배수진을 친 KIA는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웠다. 양현종은 헥터와 함께 올 시즌 20승을 차지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좌완 투수.

올 시즌 양현종은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두산 상대로는 2경기에 선발로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6.17로 다소 좋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양현종은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했다.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재원에게 희생 번트를 허용하며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건우를 삼진, 김재환을 초구에 2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2회부터 4회까지 3연속 삼자 범퇴 이닝을 뽑아냈다.

양현종의 노히트 행진을 깨트린 건 5회였다. 선두타자 오재일이 양현종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터트린 것. 그러나 양의지, 에반스, 허경민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하늘을 한 번 쳐다봤다. 6회 양현종은 1사 후 민병헌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오재원을 8구 승부 끝에 루킹 삼진 처리한 뒤 김재환을 1-2에서 4구째 속구(148km)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7회 1사 2루 위기서 에반스와 허경민을 모두 범타 처리한 양현종. 그리고 8회 두산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양현종은 두 손을 휘저으며 홈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9회까지 홀로 책임지며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챔피언스필드에는 양현종을 연호하는 KIA 팬들의 응원이 마지막까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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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이에 맞선 두산 선발 장원준 역시 맞불 역투를 펼쳤다. 올 시즌 장원준은 29경기에 선발로 나와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올렸다. KIA 상대로는 4경기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로 무척 강했다. 비록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5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이번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만회투를 펼쳤다.

그는 양현종에 결코 눌리지 않는 위용을 뽐냈다. 1회 선두타자 이명기를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주찬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한 뒤 버나디나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최형우를 1루 땅볼 아웃시켰다. 2회엔 2사 후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한승택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3회엔 1사 후 이명기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내줬으나 또 김주찬을 병살타로 솎아냈다.

장원준의 무실점 행진은 계속됐다. 4회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최형우에게 중월 2루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나지완을 3루수 직선타, 안치홍을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 역시 2사 1루에서 이명기를 헛스윙 삼진 처리. 6회에는 1사 후 버나디나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4번 최형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5번 나지완을 삼진 처리하며 두산 원정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어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2사 1,2루 위기서 이명기를 2루 땅볼로 유도, 7이닝 무실점으로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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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이날 성적. 9이닝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이었다. 두산 장원준 역시 7이닝 4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양현종의 완봉승은 역대 한국시리즈 10번째이자 포스트시즌 21번째 완봉승이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1-0 완봉승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 후 양현종은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건 처음이었다. 이렇게 집중한 것도 처음이었다"면서 장원준과 맞대결을 벌인 것에 대해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인 (장)원준이 형과 경기를 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투펀치' 양현종과 장원준이 대역투를 펼치며 모처럼 '토종 명품 투수전'을 야구 팬들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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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를 펼친 KIA 양현종(아래)과 두산 장원준(위) /사진=뉴스1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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