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형의 Basketball energy] 추일승 감독의 2017-18시즌, '근시라서 웁니다'

강우형 KBL해설위원 / 입력 : 2017.11.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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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국어사전에서 근시를 검색하면 가까이 있는 것은 선명하지만 멀리 있는 것은 흐릿한 눈의 상태를 뜻한다. 올 시즌 오리온은 근시안적 팀 구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올 시즌 9위 오리온은 선수 구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근시안적 선수구성과 지난 시즌 실패를 답습하는 팀 구성이 문제이고 팀을 추락시키고 있다.


장재석 이승현의 군 입대는 사실 큰 문제는 아니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리온스에게 가장 뼈아픈 것은 김동욱이 없다는 점이다.

김동욱은 가드처럼 어시스트 능력이 뛰어나고 영리한 머리와 농구 센스까지 겸비한 득점력 있는 완성형 포워드다. 그를 삼성으로 떠나보내면서 이미 올 시즌 성적은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김동욱을 잡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믿을 만한 토종 포인트가드 하나 없는 팀이라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최근 오리온스는 FA 시장에서 뛰어난 가드를 영입하지 못했고 좋은 가드를 트레이드 하지도 않았다. 오리온스는 반대로 순수 포인트 가드인 이현민 정재홍을 버렸다. 이현민은 지난 시즌 트레이드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FA였던 정재홍은 잡지 않았다. 이 여파가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 문제가 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외국인 선수로 충분히 팀을 꾸려 나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처럼 보인다. 외국인 선수가 아무리 잘해도 수준급 국내 포인트가드가 없다면 안정적인 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시즌 이미 검증됐다. 우승할 때는 이현민이, 4강에 간 지난 시즌에는 정재홍이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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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동욱을 놓친 것은 안타깝다. 포인트가드가 없다면 삐걱거리는 팀을 돌릴 수 있는 김동욱이라도 잡았어야 했다는 얘기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결정이 올해 오리온의 몰락을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오리온스의 반전은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최진수가 큰 활약을 해도 오리온스는 KT와 함께 꼴등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가드가 공을 돌리지 못하면서 답답한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센터, 포워드가 있어도 포인트가드가 따라오지 못하면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인트가드의 능력은 센터와 포워드의 득점력에 직결된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뽑은 하도현 이진욱을 얼마만큼 더 키울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지금처럼 오리온이 근시안적이라면 기대할 필요도 없다.

사실 오리온은 모비스와 큰 비교가 된다. 모비스는 키워서 활용한 선수가 있지만 오리온은 키워서 쓴 선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리온 선수들의 기량은 루키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보다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이것은 선수 당사자의 책임 일 수도 있다. 또 감독의 책임이거나 포인트가드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짐은 감독이 가져가야 할 일인 것 같다.

어쨌든 오리온은 김진유와 조효현이 급성장하지 못한다면 올 시즌 6라운드까지 슬플 수 있다. 어쩌면 오리온이 기록한 32연패의 악몽은 꿈이 아닐 수도 있다. 결국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뿐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포인트가드 양성 또는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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