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내야 집합 5회' 일본의 강한 집념, 역전을 부르다

도쿄돔(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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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되는 야부타.


'내야 집합'은 한 경기에 한 번 나오기 힘든 장면이다. 일본은 이날 5차례나 선수들을 마운드에 불러 모았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집념이 느껴졌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서 일본에 7-8로 졌다.


한국은 지난 2009년 WBC 1라운드,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 이어 도쿄돔 한일전 3연승에 실패했다. 반대로 일본은 자국 야구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도쿄돔에서 한국에 번번이 패했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한일전은 필승의 각오로 임했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정말 이기고 싶은 상대다. 이번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강하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 또한 "한국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압박감이 독이 됐다. 한국 선수 25명 중 도쿄돔을 경험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국이 도쿄돔에서 긴장할 것이라는 걱정이 컸는데 오히려 반대였다. 잃을 게 없었던 한국 선수들은 편안히 경기했다. 일본 코칭스태프는 4회에 2번, 8회에 2번이나 마운드에 내야수들을 불러모으며 진정시켰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15승이나 거둔 선발투수 야부타 카즈키는 3⅓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부터 제구력이 흔들려 볼넷을 심심찮게 주더니 4회에 와르르 무너졌다. 곤도 다이스키로 투수를 바꾸며 다시 내야에 집합했다. 하지만 곤도는 볼넷 2개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정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8회에도 위기에 처하자 일본은 수시로 '내야 정모'를 실시했다. 이시자키 쓰요시가 선두타자 정현에게 볼넷을 내주고 하주석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1, 2루에 선수들이 모였다. 1사 1, 2루에 투수를 노다 쇼고로 교체하면서 또 내야진을 불러 모았다.

일본은 3-4로 뒤진 9회말 극적으로 동점에 성공했는데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한국 마무리 김윤동이 볼넷을 남발해 자멸했다. 하지만 일본은 1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과 내야플라이로 침묵했다.

연장 10회초에 올라온 마타요시 가쓰키는 올 시즌 21홀드나 기록한 와일드카드였는데 난타를 당했다. 류지혁, 하주석에게 연속 2루타를 맞는 등 3실점했다. 일본은 마타요시를 교체하며 또 한 번 집합했다. 추가실점은 막았으나 4-7로 뒤진 10회말 힘없이 물러나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였다.

결국 일본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연장 10회말 우에바야시의 동점 3점포가 터진 뒤 타무라가 역전 끝내기 안타까지 때려냈다. 5차례나 마운드에서 집합한 일본의 간절함이 승리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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