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한일전·남북전·한중전' 아니다..사생결단 신태용

울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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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울산 첫 소집 훈련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 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똑같은 대회이지만 2년 전과는 분위기가 '180'도 다르다. 특히 사령탑인 신태용 감독이 사생결단의 자세를 보여 주목된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2월 9일(여자 축구는 8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 과거 'EAFF 동아시안컵'이었던 대회가 올해부터 명칭이 바뀌었다.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은 27일 울산에 소집돼 첫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분위기는 매우 밝았다. 손흥민과 기성용, 권창훈, 구자철 등의 해외파가 없었지만 김신욱과 이근호, 염기훈 등이 대표팀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주도했다.

선수들은 원 터치, 투 터치 패스 게임과 좁은 공간 내에서 패스 훈련을 하는 등 약 한 시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강도는 결코 약하지 않았다.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이마에는 어느덧 땀방울이 맺혔다. 화기애애한 선수들과는 달리 매우 진지한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신태용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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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사진=뉴스1



신태용호는 최근 국내서 열린 콜롬비아-세르비아 평가전에서 1승 1무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감독은 여전히 진중하고 들뜨지 않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국내파를 이끌고 출정하는 이번 EAFF E-1 챔피언십을 단순히 2년마다 한 번 열리는 대회로 보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사생결단이다. 그의 각오는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 감독은 지난 27일 훈련에 앞서 '무실점 경기'에 대한 질문에 "축구에서 무실점은 쉽지 않다. 큰소리 칠 부분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최대한 실점하지 않게 수비 조직력을 극대화시킬 것"이라면서 수비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2년 전 대표팀 코치로 동아시안컵(현 EAFF E-1 챔피언십)에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 우한서 열린 대회서 한국은 1승 2무(중국 2-0승, 일본 1-1무, 북한 0-0무)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주축 선수가 권창훈, 이재성, 김신욱, 이정협 등이었다. 그러나 해외파가 빠진 가운데, 2015년 대회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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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동아시안컵 챔피언' 한국 축구 대표팀 우승 세리머니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이번 EAFF E-1 챔피언십은 다르다. 무엇보다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다. 한국과 일본은 본선에 진출해있다. 더욱이 한국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대업을 이루고도 힘겨운 날들을 보냈다. '히딩크 재부임설', '유럽 평가전 2연패' 등의 악재를 겪었고, 결국 대한축구협회 집행부가 대거 교체됐다.

신 감독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신 감독은 "2015년에는 큰 비중이 없는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월드컵을 앞둔 실전"이라면서 이를 악문 뒤 "우리와 일본은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국은 우리를 꺾으면 면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면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올 것이다. 경험과 성과를 다 잡아야 한다. 부담이 가는 동아시안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 감독 입에서 직접 '부담'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이번 동아시안컵이 결코 쉽지 않으며 그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 여기에 신 감독은 당초 계획했던 일정까지 바꿔가면서 동아시안컵에 더욱 집중한다.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을 직접 본 뒤 러시아의 경기장들을 둘러보고 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러시아의 경기장을 둘러보는 건 김남일 코치에게 맡기기로 했다. 본인은 동아시안컵에 전념하기 위해 지체 없이 조 추첨을 마치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신 감독은 "원래 경기를 치를 경기장을 답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회 준비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3일 오전 한국에 입국한 뒤 울산으로 이동해 곧바로 대표팀 훈련을 지휘한다. '사생결단'의 자세로 신 감독이 이번 'EAFF E-1 챔피언십'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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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017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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