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서른살' 윤하의 당찬 고백 "쉬지 않고 일하고파"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8.01.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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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9엔터테인먼트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서 음악도 좋게 들리지 않았어요. 정신적으로 나아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요. 자꾸만 스스로를 고립했던 것 같아요."

싱어송라이터 윤하(30, 고윤하)의 고충은 적지 않았나 보다. 공백 기간이 좀 길었다고 하지만 덤덤하게 속마음을 꺼낸 윤하의 모습에서 걱정 어린 시선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특유의 당찬 모습은 여전했다. 이는 윤하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했다. 뮤지션으로서 기로에 서며 고민이 많았고 그 와중에 맞이한 서른 살이라는 나이까지. 11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 참석한 윤하는 많은 생각을 하며 차분히 질문에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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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9엔터테인먼트


윤하는 지난 2017년 12월 27일 오후 6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5번째 정규앨범 'RescuE'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앨범이 발매된 지 3주 만에 진행되는 인터뷰이기도 했다.


1988년생으로 한국 나이 31세, 만 29세에 접어든 윤하는 '서른 살'이라는 단어에 대해 "믿겨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를 써 주실 때 만 나이로 써 주시지 않나요?"라며 애교 섞인 반응도 보였다. 아직은 앳된 외모의 윤하에게 서른 살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법도 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기도 했다.

'실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뜻을 가진 앨범 'RescuE'는 윤하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함과 동시에 새로운 빛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5년 5개월 만에 완성돼 세상이 나온 이 앨범에 대해 윤하는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제 욕심 때문에 발매 날짜도 미뤄졌었어요. 만든 음악을 들어보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지만 뭔가 어딘가에 갇혀 있는 느낌도 들었죠. 사실 공백 기간 동안 무대에도 섰었고 뮤지컬도 하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했었는데도 뭔가 멈춰 있는 기분이 많이 들었거든요."

윤하는 일단 "이 앨범은 정말 내 것이 제대로 느껴지는 앨범이라 뿌듯하다"며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윤아는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는 것도 말했다.

"정신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던 건 특별한 계기가 있진 않았고 여러 가지가 겹쳐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시간도 많이 지나기도 했고요. 이를 이겨내려고 계속 뭔가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힘들어서 신경안정제와 우울증 약도 복용하기도 했고 이로 인해 성대 근육도 손상돼 수술도 받았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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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9엔터테인먼트


윤하가 정체된 이 무언가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바로 동료 뮤지션들이었다. 윤하는 'RescuE'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그루비룸을 언급했다.

"작업을 위해 미팅도 하고 스태프들과 교류를 계속 하면서도 (결과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것이 정말 컸었는데 그루비룸은 저를 큰 틀에서 저를 이끌어줬어요. 제가 무언가에 대해 제대로 대답을 못하거나 처져있으면 '밥 먹고 하자', '한 잔 하자'며 절 붙잡고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그루비룸이 들려준 새로운 음악들도 환기가 됐고요. 정말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죠."

힙합 장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루비룸은 특유의 트렌디한 음악성으로 윤하의 앨범 완성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식케이, pH-1, BOYCOLD, 브라더수, 챈슬러, DAVII 등도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윤하의 음악에 대한 스펙트럼을 더욱 넓혔다.

윤하는 이 앨범에 대해 "일로서 성과를 내고 가수로서 새로운 궤도에 오르겠다는 욕심을 갖고 만든 앨범이 아닌, 스스로 자아를 찾기 위해 완성한 앨범"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번 쯤은 배출을 했어야 하는 앨범이었다. 그래야 다음 앨범을 위한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윤하는 이 앨범의 결과적인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만족한다"고 말을 이으며 "저를 좋게 봐주신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하는 이 와중에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었다.

"앨범을 발표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다음 앨범을 고민했어요. 전 그래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에 무언가를 잘 선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여러 분들과 만남을 통해 새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조만간 작업이 구체화가 되면 지금보다 많이 더워지기 전에는 새롭게 무언가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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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9엔터테인먼트


윤하는 "예전에는 제가 어린 데도 꿈을 알아서 찾아가는 모습이 당차서 좋게 봐주신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는 그런 이미지가 오히려 팬들에게 억세게도 보였을 것 같기도 하다"며 "이제는 당찬 이미지와 억센 이미지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민하는 제 모습을 팬들이 그저 지켜봐 주시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묵직한 속마음이 느껴졌다.

30대를 맞이하게 된 윤하에게 2018년 계획이 무엇인지 물었다. 역시 당찼다.

"다방면에서 쉬지 않고 일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30대가 된 것이 믿기지는 않지만 받아들여야죠. 하하. 가수로서 기복을 줄여나가는 것도 제겐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는 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싶기도 하고 제 음악의 뿌리이기도 한 밴드 장르 음악도 어떻게 다시 마주할 지도 고민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여요. 물론 최근에 잘 마친 콘서트도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요. 공연도 잘 마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웃게 되고, 다시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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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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