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정현 "할 수 있다 생각..그날이 빨리 왔다"(일문일답)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1.28 19:32
  • 글자크기조절
image
8일 인천국제고항을 통해 귀국한 정현. /사진=뉴스1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정현(22·한국체대)이 금의환향했다. 정현은 소감과 함께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현은 2018년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서 무려 4강에 올랐다. 정현은 1~2라운드를 통과한 후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을 제압했다.

16강 진출만으로도 개인 최고 성적이었고, 기존 이덕희 여사(1981년, US오픈 16강), 이형택(2000년·2007년 US오픈 16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정현은 더 나아갔다. 16강전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를 잡았다. 2년 전 당했던 패배를 갚으면서 8강에 올랐다. 이미 여기서 새 역사를 썼다.


끝아 아니었다.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을 제압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4강 신화'를 작성한 것이다.

26일 있었던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스위스·2위)에 기권패하며 거침없었던 행진은 멈췄지만, 4강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위업이었다. 특히 발목에 물집이 심하게 잡힌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는 등 큰 감독을 줬다.

이런 정현이 28일 오후 귀국했다. 입국장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과 수백 명의 팬들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정현도 너무 많은 이들이 와서 놀란 모습이었다. 귀국 후 정현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테니스에 대한 더 많은 성원도 당부했다. 아래는 정현과의 일문일답.

- 좋은 성적을 내고 귀국했다. 소감은.

▶ 호주 오픈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을 때는 살짝 기분만 좋았을 뿐인다. 공항에 너무 많은 팬들과 친구들이 와 있다. 정말 큰일을 한 것 같다. 조금 나왔을 줄 알았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을지는 몰랐다.

- 전국구 스타가 됐는데.

▶ 공항에 나온 팬들을 보니 그런 느낌도 있기는 한데, 그래도 이제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발 상태는 어떤지.

▶ 발은 아직 통증이 있다. 다음 주부터 병원 다니면서 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

- 테니스 선수로서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 개인적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다.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 테니스를 포함해 아시아 테니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 페더러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보완점을 꼽자면.

▶ 페더러 선수는, 같은 선수지만, 정말 부드럽다는 생각을 계속 느끼면서 경기를 했다. 그래서 체력적으로 덜 지치는 것 같다. 배울 점이 엄청 많았다.

- 기억에 나는 순간이나 포인트가 있다면.

▶ 하나만 꼽으라면 못 꼽을 것 같다. 한국 선수 최초로 8강에 진출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조코비치와 2년 만에 같은 코트에서 경기를 한 것도 영광이었는데, 조코비치를 이긴 것도 기억이 난다. 첫 4강도 기억에 남는다. 모든 순간들이 잊지 못할 경험인 것 같다.

- 넥스트젠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금 목표는 무엇인지.

▶ 이런 좋은 결과가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앞당기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언제가 됐든, 시상대에 서는 것은 변함이 없다.

- 고드윈 코치와 정식으로 계약을 했다. 이유는.

▶ 외국인 코치님과 팀을 꾸리면서 제일 걱정하는 것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였다. 내 선입견을 깨줬다. 코트 안팎에서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줬다.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많은 팬들, 기자님들, 친구들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든다. 열심히 하겠다.

- 다음 ATP 투어 불가리아 대회는 어떻게 되나.

▶ 아직 보류 상태다. 내일 바로 병원을 가서 상태를 볼 것이다. 그리고 결정할 것이다.

- 국내에서 일정은.

▶ 병원에 가서 온몸을 체크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후 스케줄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 세계랭킹 28위까지 확보됐다. 추가 목표가 있다면.

▶ 한국 최고 기록을 이렇게 빨리 깰지 생각하지 못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 톱 10 진입 욕심은 없는지.

▶ 그것도 욕심은 난다. 모든 선수들이 나를 높게 평가해줬다. 그 선수들의 평가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 카메라에 쓴 '보고 있나'라는 글귀가 화제가 됐는데.

▶ 이제 다들 이유를 아실 것 같다. 김일순 감독님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 약속을 지켜드리고 싶었다. 국민들께 희망을 주고 싶은 메시지를 쓴 것 같다.

- 페더러전에서 부상으로 아쉽게 됐지만,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어땠을지.

▶ 100% 컨디션에서 경기를 해도 페더러 같은 위대한 선수를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도 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 테니스가 비인기 종목이었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왔다. 앞으로 기대가 클 것 같다.

▶ 여태까지는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앞으로는 나를 포함한 모든 테니스 선수과 함께 인기 종목으로 끌어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 SNS를 통한 소통이 화제가 되고 있다.

▶ 팔로워 10만 명 이야기를 했는데, 그냥 너무 진지한 이야기만 쓰면 팬들이 '왜 이리 지루한가'라고 할까봐 웃음을 드리고 싶어서 쓴 것이다.

-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 등 이후로 국민들에게 이렇게 큰 기쁨을 준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았는지?

▶ 너무 훌륭한 선수들과 비교를 해주셨기에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롤모델로 삼고 앞으로 쫓아가야 할 선수들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 호주 오픈 2주 동안 정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느끼면서 경기를 했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한국 테니스를 위해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