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2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정재원과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
정재원(17, 동북고)이 멋진 팀플레이로 이승훈(30, 대한항공)의 금메달을 도왔다.
정재원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서 중후반까지 레이스를 끌어 이승훈이 치고 나갈 발판을 마련한 뒤 16명 중 가장 늦게 골인했다. 최종 순위는 8위가 됐다.
정재원 덕분에 안정적으로 후반을 도모한 이승훈은 멋진 스퍼트를 펼쳐 금메달을 얻었다. 정재원이 '킹 메이커'였던 것이다. 경기 후 정재원은 학교에 가면 분위기가 달라져 있을 것 같다며 고등학생다운 소감을 전했다.
◆정재원과 일문일답.
- 경기 마친 소감은?
▶ 내 레이스가 도움이 돼 기쁘다. 내 도움으로 승훈이 형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 기쁘다.
- 계획된 작전이었나.
▶ 그렇다. 월드컵을 돌아보면 선두로 치고 나갔을 때 좁히려는 선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누군가 치고 나갈 것이라 봤다. 내가 좁히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 이승훈이 경기 마치고 같이 손 들어줬다.
▶ 승훈이 형이 금메달 땄다는 게 기뻤다. 또 나에게 고맙다는 표시 아닌가. 많은 관중들 앞에서 같이 기뻐해주셨기 때문에 고마웠다.
- 이승훈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다.
▶ 운동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배운다. 괜히 세계 랭킹 1위가 아니구나 싶다.
- 언젠가 본인도 그렇게 되고 싶을 것 같다.
▶ 당연하다. 개인종목에서도 곡 1등이 아니더라도 시상대에만 설 수 있으면 기쁘다. 팀 종목은 내가 이번에 형들 도움 받았으니 다음에는 내가 도움 줘서 1등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
- 레이스 막판에 포기했다.
▶ 승훈이 형이 앞으로 나가는 걸 보고 내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몇 등으로 들어가는지만 봤다.
- 주변 반응은 어떤가?
▶ 친구들이 별로 그런 말 안 하는데 멋있다고 하더라. 처음 들어봤다. 이제 학교 가면 분위기 달라져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