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뜨거운 DB-SK, 핵심은 '감정' 컨트롤

원주=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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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메이스와 DB 김주성. /사진=KBL 제공





원주 DB 프로미가 서울 SK 나이츠에 짜릿한 승리를 따내며 챔프전 1차전을 잡았다. 치열한 경기였고, 경기장도 뜨거웠다. 덩달아 선수들도 흥분했다. 승패는 갈렸지만, DB나 SK나 '흥분' 때문에 나란히 경기가 어려웠다는 점은 같다. 잔여 시리즈에서 감정 컨트롤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DB는 지난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SK전에서 93-90의 승리를 품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팽팽한 전반을 지나 3쿼터 들어 DB가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SK도 그냥 물러나지 않았고, 끝까지 DB를 압박했다. 다만, SK의 마지막 공격이 성공하지 못했고, DB가 승리를 따냈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흥분'이다. SK는 제임스 메이스가 경기 초반 흥분하면서 자기 몫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4강 플레이오프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시작부터 꼬인 셈이 됐다. 이날 SK는 2-3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상대적으로 높이에 약세인 점을 보완하기 위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고, 로드 벤슨을 뚫지도, 막지도 못한 메이스는 메이스대로 흥분했다.

이에 메이스는 전반 무득점에 그쳤다. 후반 들어 9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임팩트가 떨어진 감이 있었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메이스에게 주문한 것이 잘되지 않았다. 오늘 평정심을 잃었고, 공수 모두 활동량이 없었다"라고 짚었다.

결과적으로 SK는 전반 메이스의 득점 없이도 46-45로 1점을 앞섰다. 후반에도 경기 끝까지 DB를 압박했다. 좋은 평가를 남길 수 있는 대목.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메이스가 침착하게 자기 몫을 했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뜻도 된다.

DB 역시 큰일날 뻔했다. 벤슨과 디온테 버튼이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따내기는 했다. 하지만 4쿼터 김주성이 흥분하면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장면이 있었다.

김주성은 4쿼터 한 차례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받은 바 있었다. 전조가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4쿼터 3분 26초를 남기고 윤호영이 최부경에게 루즈볼 파울을 범했다. 리바운드를 다투는 과정에서 두 선수가 엉켰고, 윤호영에게 파울이 부여됐다.

윤호영은 억울해했고, 김주성도 펄펄 뛰었다. 심판진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았다. 최부경에게 주어진 자유투 2구 외에 테크니컬 파울에 대한 자유투와 공격권까지 준 것이다.

추가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상범 감독이 선수단을 정리하고 항의하기 위해 작전타임을 부른 것이다. 마지막 남은 작전시간을 이른 시간에 쓴 것이다. 반면 SK는 경기 26초를 남기고 마지막 작전시간을 썼고, 승리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경기 후 이상범 감독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서다 보니 테크니컬 파울이 나왔다. 작전타임을 썼는데, 진정을 시키기 위함이었다. 하나 남은 상황이어서 망설이기는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전시간을 불러 '이제부터 잘 경기를 만들어가라'고 주문했다. 덕분에 분위기를 바꿨다"면서도 "다시 돌아간다면 쓰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짚었다.

김주성이 흥분하지 않았다면 테크니컬 파울도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작전시간을 쓸 이유도 없었다. 이기기는 했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었다.

가벼운 흥분은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뭐든 적당해야 하는 법이다. 과하면 독이 된다. 경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1차전이 그랬다. 2차전부터 DB나 SK나 감정 컨트롤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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