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도 강하게 키우는 류중일 리더십

대전=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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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사진=뉴스1


"마무리투수는 마무리투수답게 던져라."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선수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한다. 보직을 정하고 확실히 밀어준다. 부족하면 그 안에서 스스로 깨닫고 성장할 때까지 기다린다. 매일같이 나가는 야수는 물론 투수 보직도 그렇다. 올 시즌 마무리로 낙점을 받은 정찬헌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정찬헌은 2일 대전 한화전, 3-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3피안타 2볼넷 2실점, 끝내기 패배를 허용했다.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이자 2번째 패전이었다.

프로 11년차를 맞는 정찬헌은 그동안 마무리 경험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고정된 임무를 수행한 적은 처음이다. 마무리 보직을 처음 맡으면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는다. 특히나 타고투저 경향이 강한 최근 리그 흐름 속에서는 더욱 연착륙이 어렵다. 넥센 조상우, KIA 김세현, 두산 김강률, SK 박정배, 삼성 심창민 등 내로라하는 마무리들도 블론세이브를 2번씩 기록했다.

한화전을 돌아보면 선발투수 소사가 8회까지 책임져 불펜이 매우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3-2로 앞선 9회말 한화 타순은 호잉-김태균-이성열로 이어졌다. 정찬헌이 아직 완벽한 마무리가 아니고 호잉이 좌타자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좌완 원포인트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은 뒤 조금 더 편안한 조건을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물론 호잉은 좌타자임에도 좌투수 상대 타율이 25타수 11안타 0.440으로 매우 높다. 하지만 기록을 잘 뜯어보면 좌완 선발을 상대로 몰아쳤고 원포인트를 만나서는 약했다. 유희관에게 3타수 2안타, 차우찬에게 3타수 2안타, 김태훈에게 3타수 2안타를 쳐 타율이 확 높아졌다. 이현승, 이명우, 김성민, 정용운, 강윤구, 임현준 등에게는 모두 1타수 무안타다. 때문에 진해수와 최성훈의 수준급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한 LG로서는 이닝을 나눠서 가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 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투수' 정찬헌이 1이닝을 온전히 막도록 했다.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이 또한 큰 경험으로 남았을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4월 13일 KT전 세이브 상황(4월 12일 SK전 정찬헌이 2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다음 날)에 또 정찬헌을 내보내며 "네가 마무리다. 마무리는 마무리답게 던져라"고 말했다. 정찬헌도 "앞으로 어려움이 반드시 있겠지만 꼭 이겨내서 팀이 원하는 순간 건강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9세이브를 기록 중인 정찬헌은 아직 리그 1위 구원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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