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회 칸 중간결산]반환점 돈 칸..'버닝'은 여전히 '1순위'①

[★리포트]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5.14 07:30 / 조회 : 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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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 71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전경 /AFPBBNews=뉴스1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첫 주말을 넘긴 칸에서도 여전히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

다양성을 강화한 라인업을 선보인 올해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 같은 넷플릭스 영화 이슈가 사라지고, 쟁쟁한 할리우드 톱스타가 즐비한 화제작도 줄었다. '영화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레드카펫 셀카 금지에 이어 사전 언론시사까지 폐지하며 분위기도 엄숙해졌다. 영화제 초반 항공과 철도 파업으로 제때 칸에 도착하지 못한 이들이 속출하는 등 외적 요인까지 더해져 칸의 초반은 예년보다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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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영화 '레토'의 주연배우들이 가택 연금 중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에서 3번째가 유태오, 4번째가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AFPBBNews=뉴스1


경쟁작의 분위기가 이전만 못하다는 게 현지의 중론. 이 가운데 현재까지 프랑스 매체가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낸 작품은 러시아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영화 '레토'(Leto, 여름)다. 반정부 인사로 찍혔던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공금횡령이라는 명목으로 러시아 정부에 가택 연금을 당해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해 배우와 제작진이 그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힌 팻말을 레드카펫에 오르며 응원을 보냈다.

프랑스 데일리 르 필름 프랑세즈 별점에 따르면 참여한 15개 매체 중 6곳에서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종려가지를 매겼다. 고려인이자 러시아의 전설적 록스타인 빅토르 최의 초창기 시절을 다룬 흑백영화다. 특히 독일 교포 배우 유태오가 빅토르 최 역을 맡아 더욱 주목을 받았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유태오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추진력 있게 빅토르 최를 구현해 나가며 어떻게 그가 수많은 추종자를 이끄는 러시아 음악의 상징이 되었는지, 그 초기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며 호평했다.

10개국 평론가의 별점을 싣는 또 다른 데일리 스크린의 평점에서는 폴란드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콜드 워',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애쉬 이즈 퓨어리스트 화이트'가 4점 만점에 2.9점을 받아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레토'는 이 곳에서도 평점 2.4점으로 비교적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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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 71회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 앞에 설치된 '버닝'의 포스터 /사진=스타뉴스


이 가운데 후반부 공개될 작품들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베일을 벗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대한 기대감은 칸 현지에서도 똑똑하게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버닝'은 칸 영화제 초청이 확정되기 전부터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가장 주목했던 작품 중 하나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렸다. 유아인, 스티븐 연, 그리고 전종서가 주연을 맡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다. 이창동 감독은 현재 한국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했다며 "무력감과 분노를 품은 젊은이들이 일상에서 미스터리를 마주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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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 71회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 앞에 설치된 '버닝'의 포스터 /사진=스타뉴스


이창동 감독과 칸의 인연은 길고도 각별하다. '박하사탕'이 2000년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시작된 인연은 '밀양'(2007)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시'(2010)가 각본상을 받는 것으로 이어졌다. 2009년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칸영화제는 직접 발굴하고 함께 성장해 온 감독들을 꾸준히 살피고 챙기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다. 이창동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 국제 영화제 관계자는 "'버닝'의 상영 시기가 확정되기 전 개막작으로 초청할 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그랬던 작품을 영화제 후반부, 그것도 마지막 금요일 저녁의 이른바 '황금시간대'에 '버닝'을 배치한 것부터가 작품에 대한 영화제의 높은 기대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이창동 감독과 칸의 인연, 그 중심에 있던 프랑스 영화 프로듀서이자 칸 영화제 자문위원 피에르 르시앙이 지난 5일 별세한 일도 '버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라고 전했다. "한국영화가 수상할 때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칸의 높은 기대감과는 별개로 '버닝'은 국내에서 주연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문양의 옷을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SNS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메이헴'의 조 린치 감독이 SNS에 올린 사진이었다. 스티븐 연은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한국어와 영어 사과문의 내용, 뉘앙스가 다른 것이 알려지며 다시 논란을 불렀고 이에 스티븐 연이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라고 재차 사과문을 냈다.

화제와 논란의 '버닝'은 과연 칸영화제에서 일을 낼까. 칸 영화제는 오는 1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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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스티븐 연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에서 진행된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의 칸 국제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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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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