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男 3X3농구, 각종 악재 넘고 '銀'.. 찬란히 빛났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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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3X3 농구 대표팀. 왼쪽부터 양홍석-안영준-박인태-김낙현.





◆8월 26일


◆ 남자 3X3 농구 안영준-박인태-김낙현-양홍석

안영준(23·SK)-박인태(23·LG)-김낙현(23·전자랜드)-양홍석(21·KT)이 출전한 남자 3X3 농구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품었다. 지원 부족과 무관심 등 악재 투성이었지만,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3X3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X3 농구 남자부 결승에서 중국에 18-19로 아쉽게 패했다.


접전이었다. 경기 막판 17-15로 이기고 있었다. 여기서 다소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왔다. 중국의 2점슛 시도가 있었고, 김낙현이 막기 위해 점프했다. 이렇다 할 접촉은 없었지만, 심판은 파울을 불었다.

중국이 자유투 2구를 다 넣었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갔다. 연장에서 1점씩 주고 받았으나, 마지막 점수를 내주며 18-19로 졌다. 경기 후 선수들은 그대로 코트에 주저앉았고, 쓰러졌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모든 것이 심판 판정 때문에 무너진 셈이 됐다.

그래도 충분히 값지고 빛난 은메달이다. 사실 3X3 농구는 국내에서 큰 관심조차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팀에서 주축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뭉친 것은 사실이지만, 거꾸로 보면 5대5 농구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5대5 농구 쪽이 관심이 높았다. 남자농구는 허재 감독이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이끌고 있고, '라건아'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카드도 있다. 다른 선수들도 리그 최고의 스타들이다. 여자농구는 단일팀이 구성되면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3X3는 홀대 아닌 홀대를 받았다. 몇몇 구단을 빼면 KBL 구단들도 선수를 보내는 데 아주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SK는 국내에서부터 선수단을 챙겼고, KT는 스포츠단 직원이 자카르타 현장을 찾았다.

지원도 썩 좋지 못했다. 3X3 농구는 '미니 팀'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선수 4명에 정한신 감독까지 5명이 전부다. 트레이너도, 매니저도 없다. '알아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선수단이 배탈이 난 것. 김낙현은 "선수촌 식당에서 샐러드를 먹었는데, 거기서 락스 냄새가 나더라. 이후 전부 배탈이 나서 죽을 뻔했다. 감독님께서 가져오신 약이 있어서 먹고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가져온 즉석밥과 컵밥 등을 직접 해서 먹는다. 선수촌 식당에 가끔 가는데, 밥이 매번 똑같다"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지원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5대5 농구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것이 섭섭하지 않다. 우리가 잘하면 관심을 주시지 않겠나"라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훈련 여건도 썩 좋지 않았다. 안영준은 조별예선 당시 "여기 코트에서 훈련이 어렵다. 다른 곳에 훈련장이 있는데, 멀리 있다.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악조건을 딛고 선수들은 조별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했고, 8강과 4강을 지나 결승까지 올라섰다. 결승에서 다소 석연찮은 패배를 당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은메달이었다.

메달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3X3 농구다. 금메달이면 더 좋았겠지만, 금메달 만큼이나 찬란히 빛나는 은메달이었다. 동시에 3X3 농구의 매력도 각인시켰다. 여러가지를 얻었고,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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