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조의 소신 "亞 폄하하는 배역으로 돈 버는 건 의미없다"[스타이슈]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10.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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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조가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해 '서치'의 뒷이야기, 아시아인 배우로서의 소신을 전했다. / 사진='나이트라인' 화면 캡처


9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조가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서치'의 뒷이야기, 아시아인 배우로서의 소신을 전했다.

지난 15일 밤 방송된 SBS '나이트라인'에 출연한 존 조는 "안녕하세요 존조입니다"라는 한국어 인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존조는 "제 영화 '서치'를 보신 분들, 앞으로 보실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며 "'서치'는 저에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진 영화다. 제가 태어난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어 더 의미가 깊고, 한국에 온 것을 더 기쁘게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존조는 지난 8월 개봉해 한국에서만 3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히트한 '서치'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13일 9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14일에는 가족과 함께 성묘를 다녀오기도 했다.

존조는 "파주에 다녀왔다. 가족 모임이었다. 저희 할머니께서 그 곳에서 그 곳에서 땅콩 농사도 짓고 염소도 기르던 곳인데 지금은 산소가 있어서 성묘를 다녀왔다. 사촌들, 삼촌, 이모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고도 전했다.


존조는 '서치'에 대해 "개인적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에는 (이 영화의 독특한 구성 때문에) 거절했다"며 "그런데 감독님께서 계속 설득하셔서 참여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제한적인 조건에서도 영화를 촬영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은 오히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눈을 마주치면서 연기하는 게 가장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같이 연기할 상대 배우가 없었기 때문에 의지할 곳도 없어서 힘들었고, 기존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경험이었다. 저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나름의 고충은 이밖에도 있었다. 그가 컴퓨터나 SNS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 '서치'에서 SNS를 뒤져 찾아낸 흔적을 따라 딸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던 존조는 "영화 촬영 내내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스태프에게 많이 배워야 했다. 그래서 세트장에서 '옛날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만약 영화처럼 딸을 잃어버린다면 딸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차를 타고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72년생인 존조는 한국 이름은 조요한으로 한국 나이로 7살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그 곳에서 성장했다. 아시아계 배우로 20년 넘게 할리우드에서 활동해 오며 아시아인이기에 겪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 때문에 배역을 맡을 때도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존조는 "그런 어려움에 연연하기보다는 연기 자체에 집중하고 싶어 하는 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백인이 아닌 배우가 불리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 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견뎌내고 끝까지 꿈을 이루는 일이 더욱 특별하고 성취감도 그만큼 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할지 몰라도 어렸을 때부터 저나 어머니, 아버지처럼 생긴 아시아계 사람들을 폄하하는 배역을 맡으면서 돈을 버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런 역할들을 거절했고, 그 선택이 현명했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중훈, 최민식 등을 좋아한다는 존조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좋은 이야기와 환경만 맞는다면 정말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한국 감독님이 한국인의 고유한 관점에서 저의 연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르게 활용할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2006년 피플지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주목받기도 했던 존조는 매력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겸손함"이라고 답했다. 존조는 "좀 재밌는 생각이긴 한데, 제가 열두살이었다면 그렇게 선정된 제 모습이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때만 해도 한국계 미국인이 그렇게 잡지에 나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0년 뒤 존조라는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있었으면 좋을까. 잠시 생각하던 존조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좋은 작품, 좋은 연기를보여줬던 배우로 기억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말로 이날 한국에서의 뉴스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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