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초, 리드오프 김강민이 SK에 전한 메시지 [김경기의 스카이박스 KS1]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11.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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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사진=뉴스1
김강민(SK)은 과연 플레이오프 MVP다웠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복기해보면 1회초 린드블럼과 김강민의 대결이 승부처가 아니었나 싶다.

SK는 4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두산을 7-3으로 격파했다.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을 상대로 5점이나 뽑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SK 타선이 린드블럼을 공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김강민이 만들었다. 리드오프로 출격한 김강민이 린드블럼의 공을 쉽게 커트해내며 3루 벤치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포스트시즌에선 푹 쉬고 나온 상대 1선발에게 고전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위에서 기다리던 투수들의 공은 시즌 때보다 더욱 위력적이다. 큰 무대가 주는 집중력, 시즌보다 더 강한 의지, 거기에 충분한 체력 회복까지 가미된다.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를 거쳐 체력이 소모된 타자들이 때려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날 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김강민은 백전노장다운 관록을 유감없이 뽐냈다. 마침 플레이오프서 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타율 0.429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날도 바짝 서 있었다. 게다가 린드블럼은 오랜만에 치르는 실전이라 그랬는지 100%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김강민은 린드블럼의 모든 공에 반응했다.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파울이 되기는 했지만 타이밍은 정확했다.

이를 지켜본 SK의 다음 타자와 벤치가 느꼈을 감정은 분명하다. '오늘 되겠다'고 자신감을 충전했을 것이다. 김강민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루에 첫 타석에 선 2번 타자 한동민의 스윙은 어땠나. 1볼에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 컷 패스트볼을 마음껏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다만 아쉬운 점은 홈런 이후의 상황이다. 린드블럼이 자기 공을 믿지 못하고 흔들릴 터였는데 SK 타자들이 너무 쉽게 물러나 줬다. 로맥이 3구를 건드려 1루 플라이, 박정권은 2구를 타격해 3루 파울플라이, 김동엽도 2구를 쳐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아섰다. 린드블럼을 1회에 아예 무너뜨릴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기를 살려줬다.

6회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6회부터 린드블럼은 힘이 떨어졌는지 손에서 공을 빠뜨리기 시작했다. 박정권이 이를 놓치지 않고 4-3 재역전 2점 홈런을 때렸다. 린드블럼을 마운드서 끌어내릴 두 번째 찬스였다.

하지만 다음 타자 김동엽이 초구를 쳐 3루 땅볼로 힘없이 아웃됐다. 1회에 이어 다시 홈런 후속타자가 쉽게 물러났다. 린드블럼은 결국 6회를 마무리 짓고 7회까지 올라왔다. 김강민이 불어넣은 자신감이 승리를 가져왔지만 시리즈 전체를 잡으려면 이런 세밀한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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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의 스카이박스]는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데뷔,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도 걸었습니다. 김 위원의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김경기의 스카이박스]를 통해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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