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역대급 신인 루리가 유명 작곡가 제피를 만났을 때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9.01.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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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루리/사진제공=SFRM


가수 루리(24·이루리)를 만난 것은 한창 데뷔를 준비 중이던 지난해 11월이다. 그를 발굴한 프로듀서이자 유명 작곡가 제피(35·이태웅)와 함께 사무실을 찾았던 루리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앉아있었다. 또 이야기를 나눌수록 루리의 밝은 성격과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점점 빠져들었다.

루리는 지난 5일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데뷔 싱글 '유성'을 발표했다. 소유X정기고의 '썸',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해' 등을 작곡한 유명 작곡가이자 브랜뉴뮤직의 대표 프로듀서 제피가 제작자로 변신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반응도 좋다. 노래를 들은 사람들 또한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에 매료됐다는 반응을 보이며 루리의 앞길을 응원하고 있다. 제피는 먼저 루리를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는지 설명했다.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어요. 가수와 작업할 때 음악 외에는 권한이 없다 보니까 완벽한 제 스타일의 가수는 늘 제 머리에만 있었죠. 그런 생각이 쌓이다 보니 규모가 작아도 제가 꿈꾸는 가수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제작에 뛰어들게 됐죠."(제피)

그렇게 제피는 브랜뉴뮤직의 수장 라이머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제작자로서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제피는 "특히 대중성을 가져가면서도 어투가 살아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가사를 가수 특유의 억양이나 감정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고, 루리가 이러한 자신의 요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루리 또한 여기에 집중한다고 했다.


"보컬리스트라고 하면 가창력도 좋아야 하고 기술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제피 피디님을 만나서 노래를 배우다 보니 기술과 가창력만큼 가수 특유의 어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노래, 음악에는 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요?"(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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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제피와 가수 루리/시잔제공=SFRM


제피는 SNS를 통해 루리를 처음 만났다. 평소 SNS를 통해 가수, 작곡가 지망생들과 자주 소통한다는 그는 우연히 노래하는 영상링크를 보낸 루리의 메시지를 읽게 됐고, 특유의 색깔을 보고선 바로 만났다. 제피는 "루리를 비롯해 몇몇 친구들을 만났는데 루리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같이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지금 인터뷰를 하면서 느끼셨겠지만 루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예측하기 어렵고 개성이 있어요. 그런 생각을 이야기할 때도 전형적인 표현이 아닌, 자신만의 언어로 특이하게 표현해요. 그걸 보고선 이 친구에게 작사, 작곡을 가르쳐도 되겠다고 생각했죠."(제피)

그러나 제피가 루리를 만났을 때부터 그를 제작한 것은 아니다. 당시 다른 기획사 연습생 신분이었던 루리는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한 것이 인연으로 이어졌고, 제피는 끈기있게 열심히 하는 루리의 모습을 보고 "정말 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어려서부터 가수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의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서 2016년에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어요. 그렇게 오디션을 보다가 신림에 위치한 학원에 붙었고, 전라남도 광주에서 서울까지 매일 왔다 갔다 했어요. 버스로 왕복 8시간 걸렸죠. 이런 절실한 제 상황을 잘 봐주신 것 같아요."(루리)

"재능도 있고 노력한 것도 있지만, 루리가 자신의 색깔은 있지만 보컬을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저에게도 기회였죠."(제피)

특히 루리는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연습하던 때를 떠올리며 "저는 음악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오디션을 볼 때 당연하다는 듯이 춤을 시켰다. 그래서 '춤은 준비를 못했다'고 했는데 예의가 없다고 하더라"라며 "당연히 아이돌 준비생으로 바라보고, 여기에 맞추려고 하는 게 속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제피 밑에서 착실하게 성장한 루리는 데뷔곡으로 '유성'이 확정되며 꿈에 그리던 가수 데뷔를 앞두게 됐다. 제피는 '유성'에 대해 "지금 발표하기 너무 아까운 곡"이라며 곡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성'에서는 루리 특유의 억양과 말투, 음색에 집중했어요. 데뷔곡인 만큼 루리의 목소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지금 발표하는 게 아까울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거든요. 그만큼 좋은 곡이라고 자신해요. 원래는 다른 가수에게 주려고 했는데 루리와 너무 잘 어울려서 데뷔곡으로 낙점됐죠."(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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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루리/사진제공=SFRM


데뷔곡인 만큼 루리의 의견도 많이 반영됐다. 루리는 "옆에서 많이 아이디어를 냈다. 작사 뿐 아니라 작곡에서도 많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성'을 처음 듣자마자 '내 노래'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욕심났어요. 듣자마자 '내 노래'라고 생각했거든요. 한번 들었는데 계속 귀에서 맴돌아서 감히 피디님께 '가이드 보컬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가이드 보컬을 녹음하게 됐는데, 그걸 보신 피디님이 제게 주셨죠. 그때 질문을 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하하."(루리)

"제가 계획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저렇게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재밌어요. 마침 루리가 녹음한 것을 들어보니 너무 잘 어울리고, 원래 버전보다 음악이 훨씬 좋아졌어요. 그래서 앞으로 루리와 함께 해나갈 음악이 더욱 기대됩니다."(제피)

제피에 따르면 루리가 이미 작곡한 자작곡의 개수만 해도 수십 곡이다. 루리의 자작곡은 어떠냐고 묻는 질문에 제피는 "특이하다"고 말했다. 제피는 "저는 대중음악을 하니까 적당한 선을 지키려고 계산하면서 곡을 쓴다. 그러나 루리의 곡은 정말 특이하고 소재도 신선하다. 대중적으로 만드는 손을 봐야 한다"고 아직은 세상에 발표하기에 시기상조라고 했다. 루리도 자작곡에 대해 "스스로도 특이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특히 가사를 쓰고, 어떤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 특이하고 다른 것 같아요. '스크래치 북'이라는 곡을 예로 들면요. '스크래치 북' 아시죠? 뾰족한 물건으로 긁으면 숨겨진 그림이 나오는 거요. 저는 그걸 하면서 사람들이 받는 상처가 생각났어요.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주면, 저는 거기에 맞춰서 그려진다는 느낌이요. '너는 저렇게 하는 게 어울려', '저렇게 하는 게 맞아'라고 다른 사람들이 잘 이야기히 하는 것도 적용했죠. 이런 식으로 표현해요."(루리)

그러면서 루리는 제피에게 '술'이라는 자작곡을 꼭 내고 싶다고 어필했고, 이에 제피는 고개를 저으며 "아직은 안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피는 "제게는 루리의 곡이 너무 새롭고 특이해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은지 아직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루리가 만든 자작곡의 양이 많다. 활동을 좀 더 하고, 목소리도 조금 알린 뒤에 더 완성해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루리는 "노래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대중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제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고 싶고 소통을 하고 싶어요. 노래를 듣고 위로가 된다면, 공감하실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루리)

"루리는 페르소나라고 생각해요. 가수의 색깔을 잘 살려 표현하는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제피)

끝,/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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