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항' 라바리니 감독 "심플+강한 배구 보여줄 것" (일문일답)

리베라호텔(청담)=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3.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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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사진=심혜진 기자

한국 여자 배구국가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에 오른 스테파노 라바리니(40) 감독이 공격적인 배구를 앞세워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맡게 돼 영광이다.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2017년부터 브라질 벨로호리존테의 미나스테니스 클럽에서 감독직을 수행 중인 라바리니 감독은 1일 GS칼텍스와 현대건설전을 시작으로 2일 KGC인삼공사와 흥국생명, 3일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경기를 연이어 지켜보며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대표팀 운영 계획을 논의한 뒤 다시 브라질로 돌아간다.

대표팀은 오는 5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시작해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 아시아선수권, 월드컵,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전이 예정돼있다. 특히 세계예선전에서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내년 1월 아시아지역예선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겸임 감독인 라바리니 감독은 "에이전시에서도 내년 1월 일정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지금은 브라질에 있지만 이탈리아로 갈지도 모른다. 일정은 문제없다"며 힘줘 말했다.


다음은 라바리니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 감독을 맡은 소감은.

▶감독직을 맡게 되어 만감을 교차한다. 세 가지 감정이 든다. 먼저 대한배구협회에 막중한 책임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중요한 팀의 감독을 맡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는 흥분된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 나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는 임무임을 잘 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선수들의 목표이고 굉장한 성취다. 이러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어 흥분된다. 나 역시 올림픽 본선 도전이 꿈이었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우려 아닌 우려인데, 내가 이탈리아 사람이고 주로 활동한 무대가 유럽이라 아시아와 문화적으로 다를 수 있다. 문화 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배워나가야 한다. 좋은 성과를 가져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느낌은.

▶시기 상조이긴 하다. 아직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 비디오를 통해 공부하고 있는 단계다. V리그에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 경기들을 살펴보고 있고, 시즌 중이라 공부하고 있는 단계라는 정도로 답을 드리겠다.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역량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서 내 배구 철학을 잘 결합시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팀을 만들겠다. 다만 선수들이 잘하는 것이 있고, 내가 잘 하는 배구가 있을 것이다. 이걸 합쳐서 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떤 스타일의 배구를 보여줄 것인가.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공격적이다. 예를 들어 서브부터 공격 전략을 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 나의 강점과 팀이 잘 하는 것이 잘 매칭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주특기로 잘 발현될 수 있다고 본다. 세터와 리베로를 뺀 공격수 4명이 공격하는 과정에 적극 가담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하나, 네트를 넓게 쓰는 공격방식도 사용한다. 공격보다 범위를 넓게 잡는 것을 더 좋아한다. 상대팀에서 실수를 반격의 기회를 삼지 않고 스스로 공격 기회를 잡는 것을 선호한다. 공격적, 속공 배구, 균형이 잡힌 배구이자 심플한 배구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복잡한 전략보다는 심플하고 강한 배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방어 면에 대해서는 '디그'를 잘 해야 한다. 디그를 아무리 잘 해도 점수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좋은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다. 디그를 잘 하되 공격 기회를 잡기 위한 방어이기 때문이 '디그'가 중요하다. 방어를 위한 방어가 아니라 공격을 위한 방어가 중요하다. 이것을 시스템화 돼 돌아가도록 조율해보겠다.

-내년 1월 열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과 브라질 리그와 일정이 겹친다. 일정 조율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내가 첫 외국인 감독이라는 점에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도전과 같은 임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맹의 꿈보다 내가 여기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더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나의 직무 상태에 대해서는 충분히 양 측에서 인지한 상태에서 진행된 일이다. 상황은 계속 변한다. 현재는 브라질 클럽 팀에 있지만 다음 시즌에는 어디서 일을 할지 모른다. 에이전시와 함께 일하고 있는데, 에이전시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내년 1월에는 내가 한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 일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들 알다시피 세계 예선전이 먼저 온다. 러시아, 멕시코, 캐나다 등과 시합을 해야 한다. 러시아는 뭔가 다른 수준의 팀이다. 세계 예선전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시아 예선이 있다. 첫 번째 실패를 하더라도 아시아 예선에서 본선 진출권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능한 자원을 모두 활용해 최선을 다하겠다.

- 16살에 지도자를 시작한 계기는. 인상적이었던 대회 경험은.

▶좋은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배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선수로서도 뛰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배구를 해보지 못한 내가 감독으로 활약하는지 궁금해 하신다.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태어났는데 당시 어린 여자 학생들이 배구를 하는 것에 유행이었다. 보면서 흥미가 생겨 시합을 챙겨보게 됐다. 유소년 팀 감독이 계속 시합을 보러온 나를 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즐기고 있다. 배구 운동 자체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감독, 코치직에 매력을 느끼고 즐기고 있다. 감독으로서 한 팀을 이끌고, 선수들을 관리하고, 꿈을 위해 계속 키워나가는 이 일에 매료되어 있다. 모든 경험이 좋았다. 어렸을 때 여자 유소년 배구팀 코치를 하면서 100승 이상을 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이뤄냈다. 그러자 시야가 넓어졌고, 꿈도 커졌다. 이후 국내에서 이루고 난 뒤 해외로 이동했다. 이것이 나의 감독직의 경로다. 모든 경험이 중요하다. 승리는 작고 크고를 떠나서 값지다.

- 감독직을 제안받기 전에서는 한국 배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나. 인상적인 선수는 있다면.

▶역시 시기상조다. 알고 있는 것들이 적다. 브라질 시즌 중임에도 사흘을 비운다는 것은 큰 일이다. 대표팀을 위해 일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왔다. 여기 프로그램은 어떤지 연맹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장에서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경기를 직접 보러 왔다. 등번호 11번, 13번, 20번, 4번 등 비디오를 봐도 감이 잡히긴 한다. 그래도 나의 감을 말을 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등번호를 본 영상은 대표팀 영상인가) 아니다. 거의 V리그 영상이다. 월드챔피언십 2경기를 봤고, 거의 연맹에서 제공한 V리그 영상을 봤다. 미들브로커와 세터 번호들이다.

- 데리고 올 트레이너에 대해 소개해달라.

▶왜 외국인 트레이너와 일해야 되는 것에 의구심이 있을 것이다. 한국이 테크닉적으로 강점이 있다. 외부 감독이나 외부 인력에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 용단을 내려줘서 일을 진행했다는 것에 잘했다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봐온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이 갖고 있는 테크닉은 경쟁력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른 나라들은 체력 훈련을 하는지 나와 같은 외부 사람이 와야 알 수 있다. 전술, 피지컬 등은 계속 변하고 있다. 배구 철학을 알고 싶을 텐데 나의 트레이너, 나의 팀이 같이 일했을 때 더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그들은 전문가들이다. 내 스타일의 배구를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다. 선수들의 키가 커지고 있고, 점프는 높아지고 있고, 스파이크도 더 세지고 있다. 여자배구 흐름이 남자 배구 흐름 따라가고 있다. 변화 잘 대처하기 위해 전문팀이 잘 이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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