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김민수, 9위 확정에도 끝까지 남아 훈련하는 이유

이원희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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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의 김선형. / 사진=KBL 제공
서울 SK의 김선형. / 사진=KBL 제공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서울 SK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 순위 9위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SK의 김선형(31)과 김민수(35)는 팀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아 훈련을 소화한다.

문경은(48) SK 감독은 "김민수는 허리디스크 수술에다 힘든 재활까지 마쳤으나, 팀 훈련을 마치고도 더 늦게까지 남아 개인훈련을 소화한다. 김선형도 마찬가지다"고 칭찬했다.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팀의 순위가 확정돼 열심히 훈련을 하나 평범하게 시즌을 마무리하나 큰 차이가 없다. 또 팀의 고참급 선수들이다. 특별히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하지만 김선형과 김민수는 팀 훈련에다 개인훈련까지 소화한다. 과연 두 선수는 무엇을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일까.

올 시즌 김민수는 불운했다. 단 15경기만 출전했다. 10년이 넘는 프로 생활 중 이토록 적은 경기를 소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부상 회복에 매달렸다. 시즌 아웃이 유력했으나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을 이겨내고 코트로 복귀했다.

김민수는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때 왼쪽 다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선수 생활이 아니라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걸을 수 없었고, 운동을 하는 날이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고 회상했다.


부상을 이겨낸 힘은 김민수 특유의 악바리 정신이었다. 그는 "고통이 심할 때마다 내가 이기나 몸이 이기나 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이제 은퇴가 아닌 3~4년 더 뛰겠다"고 했다.

시즌 막판 복귀. 팀을 향한 미안한 마음에 김민수는 더 오래 훈련 코트에 남는다. "제가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팀에 쉽게 지는 경기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쉽다. 내가 조금 더 일찍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며 "은퇴까지 생각하며 코트에 복귀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선형도 같은 마음이다. 그도 지난달 햄스트힝 부상을 당해 결장이 있었다. 팀의 주장이기에 더욱 속이 상했다. "저와 (김)민수형은 부상을 당해 팀에 늦게 합류했다. 늦게 왔으니 핸디캡이 있다고, 봐달라며 뛰고 싶지 않다. 또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늦게까지 남아 훈련을 했다"며 "아직 부상을 당하기 전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더 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SK의 김민수(오른쪽). / 사진=KBL 제공
서울 SK의 김민수(오른쪽). / 사진=KBL 제공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의 본분이다.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주어진 책임은 똑같다. 김선형과 김민수는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SK도 동기부여를 잃지 않고 시즌 끝까지 임할 수 있게 됐다. 문경은 감독은 "고참 선수들부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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