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MMORPG 에어 "지난 CBT 대비 80% 이상 바꿨다."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5.3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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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5월 28일 판교에 위치한 크래프톤 사옥에서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할 예정인 PC MMORPG '에어(A:IR)'의 공동 인터뷰를 개최했다. 이날 공동 인터뷰에는 크래프톤 김형준 개발총괄, 조두인 기획총괄, 채종득 개발실장,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PC 퍼블리싱 본부장이 참석해 오는 6월 26일부터 12일간 CBT를 진행하는 에어의 주요 콘텐츠를 소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본격적인 공동인터뷰에 앞서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본부장의 인삿말과 크래프톤 김형준 개발 PD의 CBT 주요 특징 소개가 진행됐다.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본부장은 "이제부터 펼쳐질 기나긴 여정에 떨리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한다. 이번 CBT부터는 카카오게임즈가 크래프톤의 아군으로 참가한다. 그동안 운영했던 MMORPG 노하우를 바탕으로, 크래프톤이 만든 거대한 세상의 운영과 사업을 담당한다. 옛날에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크래프톤의 지원자이자 파트너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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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김상구 PC 퍼블리싱 본부장
크래프톤 김형준 개발 PD는 "1년 5개월 전 CBT 진행 이후 후회도 많았다. 땅에서 두 발을 떼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했는데, 이게 얼마나 무모하고 힘든 도전이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MMORPG의 기술적인 한계, 우리가 극복할 수 없는 최적화는 우리를 끝없이 괴롭히고 있다. 우리의 능력을 넘어선 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땅에 내려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우리의 포부를 잊지 않고, 더 좋은 게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라며, 지난 CBT 대비 변경점 및 이번 CBT의 주요 정보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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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김형준 개발 PD
먼저, 복잡하고 길었던 게임 시작 동선을 대폭 단축했다. 시작 시점부터 비행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정했으며, 힘들었던 레벨링도 더욱 쉽게 조정했다. 김형준 개발 PD는 "그래도 본격적으로 날기 위해서는 34레벨은 되어야 한다. 비행선을 띄우려면 하스처럼 아주 넓은 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34레벨까지 빠르게 찍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전투는 어렵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를 위한 시스템으로 '전술전환'과 '룬 스크롤'이 있다. 전술전환은 전투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전술을 변화할 수 있는 에어 전투의 베이스이며, 룬 스크롤은 발동 조건을 걸고 설정하면 유저 전투를 보조해주거나 특정 스킬을 사용해주기도 하는 스킬 전환 시스템 중 하나다. 김형준 PD는 "HP가 30% 이하일 때 이동 속도를 올려주는 스킬을 걸도록 해서 도망갈 때 쓴다."라며 자신의 사용 예를 이야기했다.

이외에 스킬 능력치를 변경하는 '유물', 보다 효율적인 전투를 돕는 서포터 '기계 인형', 41레벨에 얻을 수 있는 필살기 역할의 탑승 무기 '마갑기' 등 전투를 위한 콘텐츠도 이번 CBT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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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콘텐츠 역시 변화했다. 에어의 하늘은 하층, 중층, 상층의 3층 구성이며, 각 층마다 다른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행선, 나는 탈것이 필요하며 몬스터 사냥, '침략의 별', 침략선 같은 다른 유저와 힘을 합쳐 공략하는 콘텐츠도 있다.

하늘 콘텐츠를 위해 많은 탈것도 마련됐다. 탈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높이 날 수 있지만 전투가 불가능하거나, 전투는 가능하지만 높이 날 수 없는 식이다. 활강은 낙하할 때 날개를 펼치는 기능으로, 떨어지는 도중 대시를 통해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김형준 PD는 "테스트에서 만난 유저 중에는 공격을 받자 비행선에서 뛰어내리더니 활강을 통해 내 뒤로 접근해 나를 죽이더라. 만든 사람보다 잘 활용하는 걸 봐서 만족스러웠다."라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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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 대륙에서 즐길 수 있는 '주거지'에 대한 소개도 진행됐다. 주거지는 유저들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 콘텐츠로, 김형준 PD의 설명에 따르면 에어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지붕이나 외벽, 내벽을 꾸미거나, 이런저런 콘텐츠로 얻는 장식물, 씨앗으로 주거지를 꾸밀 수 있다. 제작대를 통해 이런저런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강화할 수 있으며, 씨앗을 심어 키운 작물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주거지의 특징 중 하나는 플레이어가 다른 사람의 주거지에 있는 작물을 돌봐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작물을 돌보는 플레이어도, 작물을 소유한 플레이어도 서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라고 한다. 또, 사냥터 앞 등 입지가 좋은 주거지를 가진 유저라면 상인이나 강화 상인을 고용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김형준 PD는 "사냥터가 있는 곳에 주거지를 설치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도 상당히 많았지만, 우리가 발견한 새로운 재미도 정말 많았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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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형준 PD는 이런 변화를 기반으로 더 멋진 RvR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저는 온타리와 벌핀의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 내적으로는 강한 협력, 외적으로는 분쟁과 경쟁을 통해 영향력 있는 영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에어의 RvR은 소수의 유저가 모여 특정한 룰에 따라 싸우는 전장 콘텐츠와 규칙은 단순하지만 다수의 유저가 모여 화력전을 펼치는 대규모 전쟁이 있다. 진영 간의 대립을 재미로 풀어내기 위해 레벨이나 장비 수준이 낮아도 참가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고, 진영간 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지원군 시스템, 진영 버프 등을 마련했다. 최종 목표는 혼자만의 리그가 아닌 모두의 리그가 될 수 있도록 RvR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끝으로 김형준 PD는 "29일부터 3주간 CBT 테스터 모집에 들어간다. 새로운 도전에는 예상치 못한 오류나 부족함이 많다. 의지를 갖고 PC 게임을 발전시키고 있는 에어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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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크래프톤 조두인 기획총괄, 크래프톤 채종득 개발실장, 크래프톤 김형준 개발총괄,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본부장
- 태국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태국을 첫 번째 베타테스트 지역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형준:
요즘 PC 게임 개발은 개발 초창기와 비슷하다. 나도 그렇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도 PC 게임 개발이 생소하다. 에어 역시 개발 과정에서 엄청난 시행착오가 있었다.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높은 곳을 목표로 개발하다보니 게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더라. 내재된 문제를 빠르게 발견하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태국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태국 베타테스트 시작 이후에도 게임을 계속 개발했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할 CBT에서는 태국판과는 다른 콘텐츠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 유료화 모델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김상구:
부분유료화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도 관련해 일부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 각 사양을 만족시키면 어느 정도의 게임 환경이 제공되나? 또 4K 지원하나?

채종득:
권장사양에서는 RvR을 즐길 때 외에는 무리가 없다. RvR을 즐길 때는 실시간 최적화 기능을 켜는 정도의 옵션이 필요할 것이다. 최소 사양에서는 그래픽 퀄리티를 떨어뜨리면 플레이할 수 있다. 에어의 메모리 최적화가 미흡한 상태인 만큼, CBT까지 노력해서 사양이 부족하더라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4K는 현재 최적화가 충분하지 않아서 내년쯤에 제공하려고 한다.

- 지난 CBT와 비교해 어느 정도로 달라졌는지, 달라진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설명해주시면 좋겠다.

김형준:
동선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CBT에서는 성장에만 3~40시간을 플레이하는 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성장을 미처 끝내지 못한 유저가 많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빠르게 달리면 2~3시간, 느려도 4~5시간이면 성장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탈것을 활용한 전투, 비행선을 활용한 퀘스트도 새로 추가하고, 하늘 관련 콘텐츠도 하층, 중층, 상층으로 구분해 준비하고 있다. 80% 이상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 에어의 공중전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가? 지상과 공중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김형준:
공중전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공중 몬스터를 잡아도 되고, 더 높은 하늘에 올라 거대 몬스터와 싸워도 된다. 하늘의 중층부터는 타 진영과 자유로운 교전이 가능하며, 따로 자리를 마련해 다른 진영의 플레이어가 모여 싸우는 콘텐츠도 있다. 일견 공중전의 비중이 낮아보이긴 하지만, 비행선을 타고 서로 교전하는 것 외에도 다른 많은 할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주었으면 한다.

-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패스 오브 엑자일과 함께 중요한 타이틀이 될 거 같다. 퍼블리싱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김상구:
양사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좋을 만큼, 열심히 만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MMORPG는 잔기술이 통하지 않는다. 캐주얼 게임이라면 마케팅이나 운영 전략에 따라 성패에 좀 더 큰 격차를 줄 수 있는데, MMORPG는 그렇지 않은 거 같다. 다행히도 에어는 오랜 기간 동안 함께 만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모든 노하우와 최고 에이스를 다 투입해 함께 만들고 있다. 양사 건물도 가까워 주 52시간을 지키며 불철주야 열심히 개발에 임하고 있다. 엔드콘텐츠인 RvR은 굉장히 많은 분쟁이 있을 것인 만큼, 안정적이고 공정한 운영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해서도 우리 운영 멤버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해 어떤 문제가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MMORPG에서의 마케팅은 살짝 잔기술에 가깝다는 생각이긴 하지만, 런칭 무렵 화력을 쏟아 붓는 등 마케팅도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

- 지난 번에 진행한 CBT는 콘텐츠는 많은데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 오늘 CBT 콘텐츠 설명에서도 에어에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게임의 흐름, 플레이 동선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다.

조두인:
그동안의 테스트에서도 콘텐츠는 많지만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그래서 새로운 콘텐츠마다 가이드 영상을 보여준다던지, 펑션키를 통해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해 유저들이 순차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1레벨부터 30레벨까지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스토리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동영상과 컷신,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하스에 도착한 뒤에는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된다. 예를 들어, 주거지가 마음에 들면 계속 머물며 주거지를 꾸려나갈 수 있고, 전투에 꽂혔다면 룬 스크롤로 스킬 커스터마이징을 하며 전투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비행선이 마음에 들면 거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40레벨까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고, 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랬더니 태국에서 진행하는 테스트에서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와 함께 한편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걸 계속 할 수 있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숙제가 숙제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뭘 해야하는지 인지가 잘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시스템이나 신규 탈것 등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도전적인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개선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김형준:
커다란 흐름에 대해 설명하면, 지상에서 사냥하는 아이템으로 주거지에서 이를 재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비행선을 띄워 하늘에 올라간다. 하늘에서는 몬스터를 잡거나 재화를 모으며, 중간에 연료가 바닥나면 다시 지상에 내려와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강해지면 RvR에 뛰어들어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고,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무언가를 얻는 순환 구조가 에어의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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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R 콘텐츠 요새전
- RvR 콘텐츠는 균형이 중요하다. 지난 CBT에서 선보인 북풍의 영역은 기울어진 전황을 뒤집을 수 없어서 유저 불만이 상당했는데, 이번 CBT에서는 어떻게 개선하는지 궁금하다.

김형준:
북풍의 영역은 어떻게 보면 흑역사일 수도 있는데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 RvR 콘텐츠는 말씀처럼 얼마나 안정된 균형을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최선을 다해 균형을 맞춰도 유저들이 열심히 하면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두 진영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지원군 시스템이 있다. 한쪽 진영의 사망률이 높아지면 지원군이 나타난다. 지원군은 5단계에 걸쳐 등장하며, 한 번 무너질 때마다 더 강한 지원군이 와서 균형을 잡는다. 두 진영의 플레이 속도, 성장 속도의 차이가 나면 이를 맞추기 위한 시스템이나 열세 진영에 버프를 주는 시스템 등을 통해 북풍의 영역과 같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영간 균형은 앞으로도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공중 탈것의 조작이 조금 불편했다. 원활한 RvR이 진행되려면 조작의 불편함이 거의 없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가?

김형준:
최근까지도 비행선의 조작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내부적으로도 그랬다. CBT에서는 비행선이 횡이동을 하며 전투를 벌이는데, 앞으로 발사체를 쏘다보면 비행선이 전진하면서 몬스터와 붙는 문제가 생기더라. 비행선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몬스터와 충돌해서 또 불편해지고.. 그래서 최근에는 비행선의 크기를 조금 줄였다. 제자리에서 도는 게 훨씬 용이하도록 바꿨고, 양 옆으로도 스킬을 쏠 수 있도록 바꿨다. 이전의 비행선이 자동차라면, 지금의 비행선은 킥보드라고 할 수 있다. 지상에서도 나무 사이를 막 오갈 수 있는 등 불편함을 많이 해소했다고 본다.

- 하늘은 하층, 중층, 상층으로 나뉘어 있다. 각 층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상황이 다른데 하늘은 아무래도 지상보다는 각 층마다의 분위기를 다르게 나타내기 어려웠을 거 같다. 각 층은 비주얼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준:
먼저, 트루스카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구름을 무작위로 생성하거나 스카이 돔처럼 별이 보이는 하늘, 어두운 하늘을 만들어 다양한 하늘을 연출하고자 했다. 또, 작은 서브 대륙을 만들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방법도 이용해 지역별 특색을 주고자 했다.

하늘을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몇 번을 했다. 하늘에 떠서 날아다녀도, 서버에서 허락하는 최고 속도로 날아도 날고 있는 게 맞나 싶었던 것도 있었다. 부유물을 띄워도 부족하더라. 그래서 굉장히 고전했다.

- 이번 CBT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김상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수개월 동안 크래프톤과 함께 에어의 서비스를 준비했다. 크래프톤에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 테스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에어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확인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이와 함께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협업, 이를테면 운영 준비 과정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 업무의 합을 맞춰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형준: 태국 테스트를 통해 주거지 테스트는 마쳤다고 봐도 될 정도지만, 하늘은 아직도 부족하다. 이번 CBT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늘과 주거지, 지상을 순환하는 플레이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 유저들이 RvR을 즐길 때 균형이 의도한 대로 맞춰지는지도 함께 확인하려고 한다.

- 공중전이 핵심 콘텐츠지만 유저들은 지상 전투도 많이 경험할 것이다. 전술 전환과 룬 스크롤 등 지난 CBT와 비교해 지상 전투의 변화에 있어 중점을 둔 게 무엇인가?

조두인:
지난 CBT와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룬 스크롤은 스킬을 자기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군중제어기 위주로 설정하거나, HP가 낮은 상황에서 자동으로 HP 회복 스킬이나 이동 속도 증가 스킬을 사용하도록 설정하거나, A스킬을 사용하면 B스킬이 자동으로 발동하도록 하는 등 40여종의 세팅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너무 많으면 헷갈릴 수 있으니 유저 숙련도에 따라 더 많은 스킬을 맞추고 꾸밀 수 있도록 했다. 단축키도 직접 세팅할 수 있으니 정말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기계 인형과 마갑기를 통해서는 단순히 플레이어 캐릭터를 강화하는 것 외에도 더 좋은 전투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더 많은 스킬과 기계 인형, 마갑기가 있으면, 전략적으로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본인의 필요에 의해 전투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유저가 RvR을 어떻게 즐기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김형준:
하스에 진입하고 35레벨부터 즐길 수 있다. 태국 베타 테스트를 하며 조금 걱정했던 게 하나의 땅에 두 진영이 자리 잡고 있어서 언제라도 타 진영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하스에 막 진입했는데 적 비행선의 폭격이 벌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 또, 35레벨부터 계속 RvR을 접하는 건 아니다. 좀 더 플레이하면 접경 지역에서 멀어지고... 조금 이상하긴 한데 다시 가까워지는 등 거대한 지형에서 유저 동선이 S자로 되어 있다고 보면 될 거 같다.

- 모바일 게임 대세인 현재 PC게임을 만들고 있다. 요즘에는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져서 PC게임 하기 어렵다는 유저도 많더라. 고민이 많을 거 같은데.

김형준:
PC 게임을 만들고 있으면 조금 외롭다. 어디 가도 말동무도 안해주고 나 혼자 다른 나라 사람 같기도 하다. 요즘 별명이 방망이 깎는 노인일 정도다. 그래도 최근 태국 서비스를 해보고 희망이 생겼다. 여전히 PC로 게임을 하겠다는 유저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옛날에 쓰던 펜티엄 컴퓨터와 구형 모니터로 에어를 띄우고 있는 플레이어의 사진을 보고 감동하기도 했다. 이들이 있어서 PC 게임을 만드는 게 괜찮은 일이구나 하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PC 게임은 아무래도 시장에 물건이 적다 보니 관심을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다. 개발자로서는 PC 게임을 만들며 어느 순간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모바일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개발자로서 내가 많이 몰랐구나 하는 걸 깨닫는 순간 이걸 넘어서 잘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길 때는 PC 게임 만드는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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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R 콘텐츠 거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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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R 콘텐츠 용의 협곡
- 기획 단계에서 하늘을 주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형준:
전작도 하늘이었고 이번에도 하늘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늘이 게임 만들기 좋은 소재라고 생각한다. 땅에서 두 발을 뗀다는 건 개발자로서는 큰 도전이다. 두 발을 땅에서 뗌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최적화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늘을 꾸미는 것도 너무 힘들다. 그럼에도 땅에서 전투하는 게임을 만드는 건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즐거움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하지만, 좋은 요리를 하려면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하늘이라는 소재가 개발에 좋은 소재라고 생각해 여전히 긴 시간 동안 매달려 있다.

-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유저들은 어떻게 바뀌고 있다고 보는가?

김상구:
배틀그라운드나 로스트 아크의 성과를 보면 PC 게임 신작을 기다리는 잠재 수요층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걸 느꼈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과 PC를 다 하고 있지만, 각각의 사업은 호흡법이 다르다고 본다. 모바일은 어찌됐든 핵심 재미를 추려서 게임에 집어넣는 게 강하다. 반대로 PC 게임은 큰 세상을 구축하고, 오랜 기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는 등 템포가 느린 편이다. 모바일 사업 본부장과 이야기해보면 조직이나 사업, 유저 생리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모바일 게임의 핫 트렌드를 가져오는 것보다는 PC 게임 유저에 맞는 트렌드를 잘 지켜 나가고, 그들이 좋아하는 걸 반영하는 게 더 중요하다. 카카오게임즈만의 독특한 트렌드 분석 같은 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 크래프톤과 함께 에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각 시스템을 리뷰하고 우리 의견도 주고, 필요하다면 카카오게임즈의 데이터를 참고해 제공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개발사 혼자서, 특히나 라이브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바라보기 어려운 부분은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요즘 게임에 있는 시스템에 대한 자료를 주기도 한다.

김형준: 비행을 소재로 한 게임이 많지 않아서 트렌드 변화를 생각하기 어렵다. 에어를 만들면서 느낀 건 유저들의 성격이 많이 급하다는 것이다. 에어는 비행선에서 뛰어내리면 활강은 가능하지만 다시 비행선에 오르지는 못한다. 그런데도 '에어는 공중전이 특징인 게임이니까 되는 거 아냐?'라면서 다 뛰어내리더라. 그래서 유저에게 친절한 가이드를 많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플레이 타임도 상당하더라.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PC 게임도 똑같이 그렇게 즐기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게임의 콘텐츠는 어디까지 있냐면서. 개발팀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끝없이 뭔가 만들어 주기 어렵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이걸 제어해야 하지 않냐는 생각도 있었을 정도다. 정리하면, 예전보다 정확하고 친절한 가이드가 많이 필요하며, 과거에 비해 모바일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가 상당히 왕성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열심히 개발하는 에어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요즘에 RvR을 내세운 게임 중에는 큰 인상을 남긴 게임은 없었다. 아무래도 인스턴스 던전 등으로 유저가 빠지면서 RvR에 참여하는 유저가 적어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에어의 RvR 방향성은 무엇인가?

김형준:
에어는 두 진영이 하나의 땅 위에 있다. 이건 RvR을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다. 에어도 인스턴스 던전이 많은 편이지만, 입장 횟수가 굉장히 적다. 가능하면 유저들을 필드에 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유저들이 필드에서 사냥하고 아이템으로 강해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즐거움을 줄 수는 없다고 본다. 자신이 영웅이 된 모습을 어딘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게 가상 세계의 즐거움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에어는 가능하면 필드에서 두 진영이 충돌하고 싸워서 이겨 쟁취하도록 하고 있다. 특정 레벨대 성장이 멈출까봐 두렵긴 하지만 두 진영이 공유하는 사냥터를 넣었을 정도다. 에어팀은 RvR이 가진 특수성과 위험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비전을 붙들고 계속 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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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갑기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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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선 코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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