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부산 찾은 V리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 [★현장]

부산=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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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선수단./사진=KOVO

'배구 불모지'인 부산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4개 구단 간 친선 경기 3일차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일단 공식적인 연습경기는 끝이 났다. 각 팀의 사령탑들이 만족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OK저축은행, 한국전력까지 V리그 남자부 4개 구단은 지난 21일부터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구단 친선경기 '2019 부산 서머 매치'를 펼쳤다.


친선경기이기 때문에 우승팀을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나 선수들은 부산 배구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작은 팬 서비스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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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왼쪽부터)./사진=KOVO


시작은 감독들의 친목 모임에서였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까지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웠던 4명의 감독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머 매치가 성사됐다. 이들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절친한 사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프로배구가 부산에서 경기하는 것은 2009년 KOVO컵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줬고,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사흘 동안 약 6000여 명의 팬들이 찾아와 큰 함성을 보내줬다. 이러한 환호를 받은 선수들은 설렁설렁할 수 없었다. 시즌이 시작된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선수들의 모습에 감독들은 모두 박수를 보냈다. 더욱이 23일 관중들에게 나눠 줄 아이스크림 2000개를 쏘게 된 것도 함께 술잔을 부딪치다 나온 이야기다.

특히 '배구 볼모지'였던 부산에서 팬들에게 배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얻었다.

먼저 최태웅 감독은 "부산 지역에는 프로팀이 없다. 배구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철 감독 역시 동의했다. 장 감독은 "지역 사회 팬층 확보도 됐고, 유소년 배구의 발전 등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경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석진욱 감독은 "감독이 되고 나서 치른 첫 연습경기인데, 정식 경기처럼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 감독을 맡으면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준비 과정이 필요한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계속 실수도 나왔는데, 다른 팀 감독님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그동안 경기에서 못 뛰었던 선수들도 테스트할 수 있다. 기회가 오니 선수들도 즐거워하는 것 같다. 크게 본다면, 부산에서도 프로팀이 창단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 "정말 재밌었다", "챔피언결정전을 보는 것 같았다", "팬서비스가 너무 좋았다", "부산에서 자주 했으면 좋겠다" 등 열띤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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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는 어린이팬들./사진=KOVO


현재 각 팀의 선수들은 백업 선수들이 많다. 주전들 가운데는 대표팀에 차출돼있고, 비시즌인 만큼 비주전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선수들에게는 큰 함성 속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성장 동력이 된다.

신진식 감독은 "연습경기인데 팬들의 응원을 받으니 선수들도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다. 연속 3일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이렇게 한 적이 없다. 오전에는 클리닉 등 행사까지 하고 온다. 선수들이 정말 많이 힘들 것이다. 그런데도 팬들 앞에서는 신나게 하는 것이 보였다"고 웃었다.

석진욱 감독과 장병철 감독은 "비시즌 기간에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선수단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고 입을 모았다.

대흥행의 서머 매치는 부산시체육회 실업팀과 삼성화재의 경기로 막을 내린다. OK저축은행이 3전 3승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그 뒤를 이어 한국전력이 2승 1패, 현대캐피탈이 1승 2패의 성적표를 안았다. 삼성화재는 3패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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