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왁인간' 안내상X장혜진X김미수, 황당 설정 덮은 연기력 [★밤TV]

손민지 인턴기자 / 입력 : 2019.12.31 05:30 / 조회 :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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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드라마페스타 '루왁인간' 방송화면 캡쳐.


드라마 '루왁인간' 속 배우들이 현실과 구분이 안되는 극강의 연기력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빛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JTBC 드라마페스타 '루왁인간'(극본 이보람, 연출 라하나)는 특별한 대장을 가진 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35년 동안 대룡물산 영업 부서에서 성실하게 일해온 정차식(안내상 분)이 정리해고 대상자가 되어 퇴직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루왁인간'이 타 오피스 드라마와 차별화된 점은 바로 '루왁'이라는 커피콩에서 가족을 위한 가장의 헌신이라는 주제의식을 끌어낸 점이다. 사향고양이가 인간에게 학대받으면서 싸낸 똥을 커피로 우려내는 것을 정차식이 가족을 위해 회사에서 온갖 수모를 참고 일하는 것으로 풀어냈다. 정차식은 대장암이 걸린 순간에도 딸 정지현(김미수 분)을 위해 체리를 먹으며 생두를 싸려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심금을 울렸다.

이 과정에서 정차식이 "똥이 아닌 커피 생두를 싼다"는 설정, 그 생두를 활용해 정지현이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이 맛있게 마신다는 설정이 들어갔다. 이는 문학적으로는 허용될 법한 기발한 상상력이지만, 드라마 영상으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장치였다. 하지만 안내상, 김미수, 장혜진 등 배우들은 현실감 있는 연기력으로 설정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시켰다.

안내상은 극 초반 자신보다 나이 어린 상사에게 혼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아부를 떠는 모습으로 가장의 고단함을 전달했다. 그는 생두를 싼 후 깜짝 놀라는 연기부터, 딸에게 감동 받은 표정, 회사에서 막내이던 시절을 회상하며 "언제 이렇게 됐냐"고 씁쓸해하는 표정 등 다채로운 감정을 단 2회에 담아냈다. 특히, 퇴직파티를 앞두고 자신이 금을 싼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그의 표정은, 안내상이 정차식만큼 세월을 살았기에 표현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유발했다.

정차식의 딸 정지현을 연기한 김미수는 신선한 마스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극 초반엔 여느 가족극에나 나오는 이기적인 딸인 것처럼 보였으나, 실은 정직하고 때로는 바보 같은 정차식을 그대로 빼닮은 차별화된 젊은이의 표상이었다.

그녀는 카페에 흑자를 만드는 루왁 원두를 발견하고 기뻐하다가, 사향고양이를 학대해서 만든 것이라는 생각에 경계했다. 가족을 위해 자존심 따윈 접어두는 정차식과 달리, 돈이 없어도 자존심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돈을 부르는 루왁커피를 파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 가게는 다른 커피도 맛있다"며 "그냥 좀 답답하고 멍청해보여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고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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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드라마페스타 '루왁인간' 방송화면 캡쳐.


지금껏 해온대로 루왁커피를 계속 판다면 돈은 많이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포기하고 정도를 지키려 하는 정지현의 가치관은 제작진이 전하려는 메시지와도 맞닿아있었다. 부정한 행동으로 사퇴 당한 박 전무가 상징하는 '효율성'의 저 편에 있는 인물이 정차식과 정지현인 것이다.

박정숙 역의 장혜진은 영화 '기생충'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또 다른 얼굴로 연기를 했다. "그 회사는 사정이 좋아질 때가 언제냐"고 현실 돌직구를 날리는 아내의 모습부터, 이가 아파서 총각 무를 잘 씹지 못하는 안쓰러운 아내의 모습까지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녀는 방송 말미 정차식의 고된 삶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모습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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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드라마페스타 '루왁인간' 방송화면 캡쳐.


삶의 고단함을 가족의 사랑으로 극복하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통해 연말에 걸맞는 메시지를 전한 '루왁인간'에 한동안 여운이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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