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어디 나왔어요"..'죽밤' 양동근의 진지한 코미디 [★FULL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10.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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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 사진=TCO(주)더콘텐츠온


배우 양동근(41)이 오랜만에 코미디로 돌아왔다. 양동근은 추석 연휴 개봉한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로 관객을 만난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의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양동근은 극중 장소장 역할을 맡아 이미도와 함께 코믹 연기를 펼쳤다.

양동근은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을 통해 '논스톱' 구리구리 이후 새로운 코믹 캐릭터를 썼다. 본인은 진지하게 연기했지만, 상황에 완벽하게 맞춘 코미디 연기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전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말하는 "초등학교 어디 나왔어요"는 영화 개봉 후 유행어가 될 만큼 인상 깊게 남는다.


양동근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배우로서, 아빠로서의 이야기를 들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보여준 장소장 캐릭터가 인상 깊다. 특히 '초등학교 어디 나왔어요' 하는 대사가 중독성 있다.

▶ 사실 이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도전이다. 대본을 처음 보고 이해는 안되지만 재밌을 것 같았고, 읽으니까 술술 넘어갔다. 그런데 저는 제가 나오는 부분이 재밌다고 말씀 해주시는게 이해가 안간다. 왜 재밌는걸까? 사실 코믹연기는 자신이 없었다. 장소장은 제 역량으로는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이것은 감독님이 만든 캐릭터다. 감독님 코드가 워낙 독특하다. 특히 '초등학교 어디 나왔어요' 그 대사에 유독 많이 웃으시더라. 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름 열심히 던졌다.


본인 스스로가 굉장히 낯가리고 진지한 캐릭터라고 말했는데, 육아예능에는 어떻게 출연했나.

▶ 재미 없다고 와이프한테 많이 혼났다. 재미없다. 저는 예능을 전혀 안보는데 와이프가 예능을 너무 좋아한다. 유머 코드가 안 맞다고 혼나니까 생각했다. 평생 같이 살 사람이니까 코드를 알아야 될 것 같아서 저도 봤다. 저한테 익숙한 예능에 나가보자고 했던게 '쇼 미 더 머니'였다. 이후 상황이 그쪽으로 흘러가니 예능에도 도전했다. 그러다 보니까 저도 말 많아졌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지금은 안 내성적인것 같다. 이제 내 삶은 내 것이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삶이다. 예전의 저는 없다고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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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코믹한 양동근의 모습도 좋지만 여전히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는 그의 인생캐로 꼽히고 있다.

▶ 매 인터뷰 때마다 '네 멋대로 해라'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네 멋'을 기준으로 보신다. 그때가 2002년이니까 근 20년 동안 '네 멋대로 해라'와의 싸움이었다. 그게 기준이 됐다. 그게 너무 세다. 야구로 비교하자면 장외 홈런으로 넘어갔다. 그 후로 모두가 장외홈런을 기준으로 본다. 근데 선수는 번트도 치고 삼진아웃도 당하고 한다. 저도 한 20년 간 딜레마가 있었다. 내가 어떻게 이것을 벗어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넘어갈 수 없고 '네 멋대로 해라' 같은 것도 할 수없다. 그게 가장 부담감이다. 제 생각에 진중한 것은 그 한작품이면 됐다. 배우로서 그거면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또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 저는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다. '나 이거 할 수 있어'라기 보다 감독님 혹은 작가님이 주는대로 한다. 저는 뭐가 저한테 어울리는게 뭔지 모르겠다. 저의 장점이 있다면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 아닐까. 주어지면 뭐든 해볼 수 있는 깡이 있다. 연기도 기술이다. 벌써 연기한지 30년이 넘었는데, 30년 노하우로 기술직으로서 연기한다. 20대 때 '네 멋대로 해라'를 할 때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서 소진이 많이 됐다. 에너지를 많이 썼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연기도 기술직이라고 생각하니 내려놓고 편해졌다. 이제는 그렇게 소진 될 환경도 안되고, 소진되면 집이 관리가 안된다. 저도 저의 모습이 새롭다. 배우이기 이전에 남편이자 아빠이다. 이게 현실이다. 저는 가족을 위해서 막장드라마도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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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 사진=TCO(주)더콘텐츠온


항상 지금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나.

▶ 이건 제 머리카락이다. 왕곱슬머리다. 평소에는 이발을 하고 살았었는데 회사에서 다음 작품 뭐들어갈지 모르니 놔두라고 해서 기르고 있다. 사극을 할 수도 있으니 수염을 많이 기르기도 했다.

아역배우 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연기하며 힘든 시기도 많았을 텐데.

▶ 물론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런데 저뿐 아니라 노동하는 모든 사람은 그런 것을 겪을 것 같다. 저도 때려치고 싶은 적이 많았다. 그런데 때려치고 나서 뭔가 다른 것을 할 재주가 없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기만 했다. 잘 버틴 것 같다. 버텼다는 말 밖에는 설명이 안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버텨내야 될 순간들이 더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남자배우는 40살 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저는 시작점까지 잘 버텨왔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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