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승리호', 조성희 감독이 쏘아올린 성공적인 韓 SF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1.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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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승리호'


조성희 감독이 우주로 쏘아 올린 한국형 SF 영화 '승리호'가 뛰어난 비주얼과 한국적인 스토리가 녹아있는 작품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구는 황폐화되고, 우주에 세운 낙원 UTS는 돈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남다른 리더십으로 승리호를 이끄는 장선장(김태리 분), 승리호의 엔진을 책임지는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분) 그리고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 분)까지. 개성 강한 승리호 선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우주쓰레기 청소에 매진한다.


그러던 중 UTS가 찾고 있는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손에 넣게 된 승리호 선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테러조직인 검은 여우단에 도로시를 비싸게 팔기로 한다. 그러던 중 승리호 선원들은 도로시의 진짜 정체와 지구를 파괴하려는 UTS의 무서운 계획을 알게 된다.

'승리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인간이 쏘아 올린 낙원도시 위성, 화성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꿈, 완전히 인간 같은 로봇까지. SF 만화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이야기다. 그럼에도 '승리호'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쓰레기를 치우고 사는 말단의 마이너스 인생 승리호 멤버들 캐릭터 각각이 가진 따뜻한 마음과 여러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고리에 인류애가 있다는 점이다. 음식도 아는 맛이 더 맛있다고, 영화도 아는 이야기가 잘 만들어질 때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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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승리호' 포스터



돈이 되는 대량 살상 로봇이 지켜야 할 존재가 되고, 각자 개인적인 목표를 가졌던 팀원들이 하나의 가치를 위해 뭉치는 이야기는 뻔하지만 마음을 움직인다. 여기에 기존의 할리우드 SF영화와 견줄만한 한국 SF영화의 비주얼과 특별한 이야기들이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승리호 팀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쓰레기에 매달리는 마이너스의 삶에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영웅으로 거듭나며 짜릿한 쾌감과 감동을 전한다. '승리호' 선원들은 모두 거칠어 보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외강내유'의 모습으로 지질해 보이는 캐릭터를 살려냈다.

송중기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다가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태호를 연기하며 영화를 이끈다. 김태리는 장선장 역할을 연기하며 그동안 보여준 것과 다른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진선규는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모적 특성을 십분 살려내 실제 승리호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해진은 업동이의 목소리만으로도 분위기를 살려낸다. 무엇보다 도로시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승리호에 생동감을 전한다.

SF영화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 비주얼이 중요하다. 이미 할리우드의 SF영화에 익숙한 관객들 눈에 비주얼이 엉성해 보인다면 그 어떤 훌륭한 스토리를 가져와도 칭찬받기 힘들다. '승리호'는 만족스러운 비주얼에, 한국적인 신파의 매력이 녹아있는 스토리를 접목 시키며 한국형 SF영화의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2월 5일 넷플릭스 공개.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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