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분노→눈물... 허망하게 끝나버린 손흥민의 결승전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4.26 05:31 / 조회 : 4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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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사진=영국 기브미스포츠 캡처
프로 무대 첫 우승 도전의 끝에는, 이번에도 눈물만이 남았다.

손흥민(29·토트넘)이 우승 기회를 또다시 놓쳤다. 그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0~2021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결승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했지만, 팀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2010년 함부르크SV(독일)에서 데뷔한 이래 프로 무대에서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던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첫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지난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이어 또다시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에는 아쉬움과 분함 등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눈물만 펑펑 흘렸다.

기대가 컸던 탓에 아쉬움 역시 진했던 90분이었다.

햄스트링 부상 복귀 후 손흥민은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마침 상대는 12경기에서 6골이나 넣었던 맨시티였다. 유독 맨시티에 강했던 만큼 이번 결승전 무대에서의 활약 역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손흥민의 이날 컨디션은 전과 같지 않았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는 물론 날카로운 슈팅이나 패스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맨시티 입장에서 가장 경계했을 선수이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손흥민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맨시티에 압도당했다. 전반전 슈팅수가 1-10, 경기 전체 슈팅수가 2-21일만큼 무기력 그 자체였다. 손흥민도 이 흐름에 휩싸였다. 토트넘 진영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와 수비에 가담해야 할 정도였다.

후반 37분 선제 실점 장면에선 분노가 섞인 감정을 표출했다. 케빈 데 브라위너의 프리킥 상황에서 홀로 벽에 선 그는 데 브라위너의 킥이 아이메릭 라포르테의 헤더로 연결돼 실점으로 이어지자,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경기 양상 자체가 일방적인 흐름이었기에 치명타나 다름없는 실점이었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우승 문턱에서 또다시 좌절한 아쉬움은 물론 90분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분함 등 여러 감정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그를 향해 일카이 귄도간과 필 포든 등 맨시티 선수들이 다가가 위로했다.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 팀 동료 가레스 베일 등이 위로하는 모습도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그러나 손흥민은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이렇게 그의 결승전 90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날 손흥민은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해리 케인, 루카스 모우라 등 다른 공격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토트넘의 슈팅수는 90분 동안 단 2개였는데, 그마저도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 셀소의 중거리 슈팅이었다. 이날 토트넘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다.

경기 후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너무 피곤해 보였다"며 팀내 최저평점인 4점을 줬다. 스카이스포츠(평점 4점), 이브닝스탠다드(5점) 등 다른 언론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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