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124승 얘기해주세요" 박찬호, 여유가 넘쳤다

군산=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4.3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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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홀에서 티샷을 한 박찬호./사진=심혜진 기자
"다음에는 124승 얘기해주세요."

'코리안 특급' 박찬호(48)가 KPGA 코리안투어 둘째날 첫 티샷을 날렸다. 최하위권 성적이지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50분 전북 군산의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날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두며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활동해온 박찬호가 KPGA 코리안투어, 골프 정규 대회에 나선 것만으로도 화제였다. 이미 그의 골프 사랑은 알려져 왔다. 정규 대회가 아닌 KPGA 이벤트 대회에도 유명인 자격으로 출전했었고, 최근에는 프로 골퍼 도전을 위해 스릭슨투어(2부리그) 예선전에서 참가했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1라운드 마지막 홀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긴 했지만 강풍에 고전하면서 12오버파로 마쳤다. 순위는 출전 선수 156명 150위에 자리했다.


그리고 2라운드가 열렸다. 이날 경기를 통해 본선 진출의 행방이 가려진다. 오후 12시 현재 예상 컷오프 기준은 1오버파다. 박찬호가 무려 11개의 타수를 줄여야 가능한 상황. 본선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박찬호는 2라운드에 앞서 여유를 잃지 않았다. 1라운드와 똑같이 김형성(41·지벤트), 박재범(39)과 동반 라운드에 나선 박찬호는 가장 나중에 티샷을 했다. 티샷 전 몸을 풀면서 10번홀 티박스에 써 있는 자신의 성적표를 보더니 "뒤 숫자 '2'를 없애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1라운드와는 다르게 그의 티샷은 멀리 나갔다. 약 280m가 나왔다. 동반자들도 "(티샷이) 잘 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박찬호가 한 마디를 했는데,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 및 관계자들이 빵 터졌다.

보통 선수가 첫 티샷을 하기 전 경기 위원이 짧게 소개를 한다. 앞서 "KPGA 코리안투어 통산 3승을 거둔 김형성 선수다", "KPGA 코리안 투어 1승의 박재범 선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찬호를 소개할 땐 짧게 "박찬호 선수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찬호가 티샷을 한 뒤 "다음에는 124승 이야기해주세요"라고 위트있게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24승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통산 승수다. 짧게 소개된 것에 아쉬움이 있었던 듯 싶다.

자신있게 치고 나갔지만 아쉽게 그의 첫 홀은 더블보기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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