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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이바라기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뉴질랜드전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황의조(오른쪽). /사진=뉴스1 |
앞서 김학범호는 22일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졌다. 조별리그 최약체를 상대로 슈팅수 12-2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25분 크리스 우드(번리)의 '철퇴' 한방에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조별리그 구상도 모두 흐트러졌다. 객관적인 전력상 뉴질랜드는 첫 승 제물로 꼽혔고, 대회 초반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였다. 그러나 승점 3점을 고스란히 빼앗기면서 김학범호는 남은 2경기 루마니아, 온두라스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황의조 활용법도 꼬이게 됐다. 만약 뉴질랜드를 잡았다면 남은 2경기 상황에 따라 그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었지만, 남은 조별리그 2경기 모두 황의조의 선발 출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림픽 일정 자체가 워낙 빠듯한 데다, 황의조를 대체할 자원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사흘에 한 번씩 열린다. 22일 뉴질랜드전 이후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격돌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무더운 현지 날씨까지 고려하면 선수들의 체력 안배는 필수적이다. 김학범 감독이 와일드카드를 제외한 최종 엔트리 발탁 과정에서 체력을 가장 강조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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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뉴질랜드전에서 아쉬워하고 있는 황의조. /사진=뉴시스 |
더 큰 문제는 황의조가 이미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 지난 2020~2021시즌 소속팀 보르도의 주전 공격수로 풀타임 활약한 그는 시즌을 마치자마자 귀국해 월드컵 예선 3경기를 치렀다. 이후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림픽대표팀까지 합류했다. 시즌을 마친 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라는 뜻이다.
결국 뉴질랜드전 승리를 통해 숨통이 트였어야 할 선수 운용은 오히려 더 빠듯해지게 됐고, 뚜렷한 백업도 없는 황의조의 남은 일정 '혹사'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뉴질랜드전 충격패가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한 김학범호의 여정에 예기치 못한 암초가 된 셈인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점에서 김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다.
한편 김학범호는 오는 25일 오후 8시 일본 가시마에서 루마니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루마니아는 앞선 1차전에서 온두라스를 1-0으로 꺾고 먼저 1승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