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경험 단 1이닝+생소한 RF' 크레익, 근데 잘하네?... 공격도 돼!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8.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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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윌 크레익의 우익수 수비 장면.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7)이 제대로 베일을 벗었다. 생소한 돔 구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우익수로 나섰다. 그래도 깔끔했다. 포구도, 송구도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타격까지 좋았다. '성공'이라는 두 글자가 보인다.

크레익은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키움은 이날 5-1의 완승을 거뒀다. 전날 대패 설욕.


경기 전부터 관심이 쏠렸던 크레익이다. 12일 자가격리가 끝났고, 13일 팀에 합류했다. 오자마자 타격 훈련에 라이브 배팅을 했고, 경기 후반 대타로 나가 2루타를 때려냈다. 속전속결 그 자체. 그리고 14일 선발로 출전했다.

외국인 타자이기에 중심 타선인 5번 배치는 이상하지 않았다. 포지션이 우익수라는 점이 이례적이었다. 주포지션이 1루인 선수. 그러나 키움에는 박병호가 있고, 백업으로 전병우도 있다. 크레익을 오롯이 살리려면 포지션을 잡아줘야 한다. 홍원기 감독의 선택은 우익수였다.

미국 시절 우익수 출전이 단 13경기가 전부였다. 이닝으로는 106⅔이닝. 마이너 통산 1루수로만 358경기에 나섰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20경기 모두 1루수였다. 우익수가 맞지 않는 옷일 수 있었다.


게다가 장소가 고척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돔구장에 딱 1경기 출전했다. 2020년 8월 29일 밀워키 원정이었다. 밀워키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가 개폐식 돔구장이고, 당시 천장을 닫고 경기를 했다. 당시 크레익은 1타수 무안타였고, 수비는 단 1이닝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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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윌 크레익의 타격 모습.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프로 커리어 전체를 개방형 구장에서만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크레익이 KBO 리그에 와서 첫 선발 출전이 돔구장이었고, 우익수였다. 우려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고척은 천장이 흰색이다. 외야수들이 애를 먹는 부분이다.

그러나 크레익은 이런 걱정을 말끔히 씻어냈다. 190cm-105kg의 거구이기에 민첩함은 떨어지기는 했다. 그래도 비교적 기민하게 공을 따라다녔다. 1회초 박건우의 뜬공을 처리할 때는 살짝 어색한 자세가 나왔지만, 이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3회초에는 우익수 뜬공과 우전 안타 때 강력한 어깨를 과시하며 주자의 추가 진루를 막기도 했다. 7회초 들어서는 허경민이 밀어친 타구를 잘 따라붙어 아웃시켰다. 순간적으로 타구에 잘 반응해 따라붙었고, 아웃을 일궈냈다.

고척 현장에서 만난 민훈기 해설위원은 "타구 판단이 좋았다. 장신이기에 성큼성큼 타구도 잘 따라간다. 투수 출신답게 어깨도 좋다. 어려운 타구 처리는 아직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강력한 라이너 타구가 없기는 했지만, 우익수 수비도 스타트나 포구 등 전반적으로 준수했다. 커리어가 있는 선수답게 잘해줬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좌전 안타와 우측 2루타, 볼넷까지 만들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날 대타로 나서 좌측 2루타를 친 것을 더하면 2경기 연속 안타다.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침착한 눈 야구도 선보였다. 새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단 2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으나 현역 빅 리거 출신다운 모습이 나온다.

홍원기 감독은 크레익을 두고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우익수가 될 것 같더라. 1루에서 포구하는 것을 보면 여차하면 3루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에서 크레익이 감독의 눈이 정확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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