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7회말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두산 양석환. /사진=두산 제공 |
양석환은 지난 3월 25일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왔다. 함덕주와 채지선을 LG로 보내면서 양석환과 남호를 받아오는 2대2 트레이드였다. 1루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가대표 출신 좌완 함덕주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한 자원.
결과적으로 대성공이다. 양석환은 무주공산이던 두산의 1루수 자리를 꿰찼다. LG에서는 주전보다는 백업에 가까웠지만, 두산에서는 오롯이 주전이다. 안정된 자기 자리가 생겼고, 대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적이 말해준다. 올 시즌 양석환은 팀이 치른 78경기에 전부 출전해 타율 0.285, 18홈런 53타점, 출루율 0.346, 장타율 0.515, OPS 0.861을 만들고 있다.
리그 최다 안타 18위(84개), 홈런 공동 5위, 타점 공동 9위에 자리하고 있다. 두산 팀 내에서는 홈런 1위, 타점 2위다. 타율 또한 규정타석을 채운 6명 가운데 4위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모든 지표가 '커리어 하이'다. 홈런은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인 22홈런에 이미 근접하고 있다. 장타율은 데뷔 후 처음으로 5할대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또한 2.10으로 이미 개인 최고 수치다(스탯티즈 기준).
현역 시절 김동주. 두산 토종 우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다. /사진=뉴스1 |
특히 홈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산 '토종 우타자' 시즌 최다 홈런이 보인다. 현재 기록이 31홈런이다. 1999년 심정수와 2000년 김동주가 작성한 수치다. 외국인 타자까지 합하면 1998년 타이론 우즈가 기록한 42개가 우타자 최다 홈런이다.
양석환이 31홈런만 쳐도 팀 내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금 페이스대로 33홈런을 친다면, 양석환의 이름이 두산 역사에 새겨진다. 급해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의 대반전이다.
기본적으로 능력은 있는 선수다. 이 정도까지 잘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조차 "타격에서 이 정도까지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수비 또한 좋다. 야수들이 "1루에서 잘 잡아주니까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석환이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역대급' 이적생으로 KBO 리그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지금까지만 보면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