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른쪽)과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토트넘과 2025년까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면 지난 2015년 입단 이후 10년 동안 토트넘에서만 뛰게 된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골 등 한 시즌 22골을 넣으며 오른 최전성기를 토트넘에서 보내기로 약속한 것이다.
팬들도 환호했다. 가뜩이나 팀 성적이 좋지 못한 가운데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오고 있었고, 또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에 손흥민이 토트넘을 택했기 때문이다. 영국 풋볼런던도 손흥민의 재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토트넘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손흥민의 인터뷰는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재계약 당시 구단을 통해 "좋은 모습으로 우승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싫었기 때문에 토트넘과 재계약을 택했다. 토트넘에서 10년, 그 이상도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토트넘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패배해 우승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는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그동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케인의 행보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면서까지 이적을 원하는 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었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 등 세 차례나 결승 무대에 오르고도 모두 침묵하는 등 지금까지 우승 경력이 없는 책임은 케인 본인에게도 있다는 팬들의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 16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맨시티의 EPL 개막전은 손흥민과 케인을 향한 팬들의 엇갈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케인 대신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었고, 팬들과는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함께 펼쳐 보이며 큰 감동을 안겼다. 경기 후 현지에선 '케인이 없어도 문제는 없다'며 손흥민을 조명하는 기사가 잇따랐다.
반대로 이날 케인은 벤치에조차 앉지 않은 채 결장했다. 팬들은 "보고 있나, 케인"을 외치며 그를 향한 아쉬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케인의 향후 거취와 무관하게 토트넘 구단 내에서의 손흥민과 케인의 입지가 크게 갈리기 시작한 분위기다.
/그래픽=김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