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웃→1분 30초 뒤 이닝 종료... 챔필 3루에선 무슨 일이? [★광주]

광주=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08.22 23:24
  • 글자크기조절
image
송성문(중앙)이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3루를 지나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송성문(25)의 태그 아웃을 선언한 박기택 3루심이 1분 30초 뒤 3루에 있던 박동원(31)에게도 아웃을 선언하며 1회가 끝났다. 순간의 판단 착오로 대량 득점의 기회를 날린 뼈아픈 실책이었다.

키움은 22일 광주 북구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6-1로 승리했다. 선발 에릭 요키시의 호투와 7회 터진 송성문의 결승 2타점 적시타, 박동원의 쐐기 3점포로 키움은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앞서 판단 착오로 팀에 찬물을 끼얹었던 송성문과 박동원은 타격으로 결자해지하며 한숨을 돌렸다.


상황은 이러했다. 키움이 1-0으로 앞선 1회 초 1사 2, 3루에서 타석의 윌 크레익이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KIA의 임기영은 그 공을 잡아 3루로 송구했고 3루 주자 송성문은 포수 한승택과 3루수 김태진에게 협살 위기에 놓였다. 그 사이 2루 주자 박동원이 3루에 도달했고 송성문은 3루 베이스를 지나치며 아웃을 받아들였다. 한승택은 박동원과 송성문을 태그했고 박기택 3루심의 1차 판단은 3루 주자 송성문의 아웃이었다.

그러나 박기택 3루심은 약 1분 뒤 2루심을 불러 얘기를 나눴고 1루심까지 부른 끝에 약 30초 뒤 3루에 있던 박동원에게 아웃을 선언했다.

송성문이 3루를 지나치고, 박동원이 3루를 점유한 것이 문제였다. 이날 3루심을 맡은 경기 후 박기택 팀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송성문이 3루를 지나쳐 밟고 넘어갈 시점에서 박동원이 3루 베이스에 발을 떼고 있었으면 괜찮다. 하지만 3루 베이스를 점유하는 시점에서 박동원은 앞 주자 송성문을 추월한 것이 돼 자동 아웃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박동원이 발을 떼고 있다 하더라도 이미 3루 근처에 도달했고 한승택이 박동원과 송성문을 태그한 이상 더블 아웃은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이었을까. 박기택 팀장은 "송성문이 3루를 지나치지 않고 베이스를 밟고 있어야 했다. 그럴 경우 송성문과 박동원을 태그하더라도 후위 주자인 박동원만 아웃된다"고 얘기했다.

박기택 팀장의 판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규칙 5조 9항 (b)호 (9)목 '후위 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 주자를 앞질렀을 경우(후위 주자가 아웃된다)'에 근거한다. 이 항목의 주석 2번의 예는 이날의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image
후위 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 주자를 앞질렀을 경우의 예시./사진=KBO 2021 공식 야구규칙 캡처


이런 경우는 흔치 않지만, 3년 전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차례 있었다. 2018년 4월 8일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정규 시즌 경기에서 6회 말 1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의 닐 워커가 투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3루에 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3루와 홈 사이에서 협살 위기에 놓였고, 그 사이 1루에 있던 개리 산체스가 3루로 향했다. 산체스를 본 스탠튼은 이날 송성문처럼 3루를 지나쳤고 아웃을 받아들였다. 이때 볼티모어 포수 케일럽 조셉은 산체스와 스탠튼을 태그했고 3루심은 스탠튼의 아웃만 선언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이 곧바로 더블 아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후 심판진은 오심을 인정했다. 당시 주심을 맡았던 제리 밀스는 경기 후 MLB.com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틀렸다. 산체스는 스탠튼을 추월한 것으로 자동 아웃됐어야 했다. 그런 다음 스탠튼은 태그되기 전에 3루로 돌아오거나 베이스를 포기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