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 앞 병살타로 울었지만...' 미러클 집중력, 롯데 대진격 제동 [★잠실]

두산 페르난데스가 8일 두산전 6회말 무사 1,3 상황에서 2타점 2루타를 친후 2루 베이스에서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스1

보기 드문 좌익수 앞 병살타로 희생양이 될 뻔한 두산 베어스가 집중력을 발휘해 대승을 이끌어냈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최종전에서 14-5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62승5무58패를 마크하며 4위 자리를 수성했다. 반면 롯데는 60승5무64패가 되면서 최근 상승세가 끊겼다.


이날 선취점은 롯데가 올렸다. 3회초 안중열 볼넷, 마차도의 안타에 이어 추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만들어졌다. 이대호가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전준우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두산이 대반격에 나섰다. 4회말 정수빈, 김인태의 연속안타, 박건우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호세 페르난데스가 적시타를 때려내며 추격을 시작했다. 계속된 만루에서 양석환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동점이 만들어졌다. 기회는 이어졌다. 박게범이 3루 땅볼을 쳐 3루 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런데 안재석 타석에서 기묘한 일이 발생했다. 1사 1, 3루에서 나선 안재석은 좌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전준우가 빠르게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다. 타이밍이 정확했기에 포구가 된 줄 알았다. 3루 주자 페르난데스는 태그업 플레이로 홈에 뛰어들었고, 1루 주자 박계범은 2루로 향하다가 귀루했다. 안재석은 안타가 되지 않은 것에 아쉬워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갑자기 롯데 야수진이 바빠졌다. 전준우가 2루수 안치홍에게 송구했고, 이어 유격수 딕슨 마차도가 1루로 송구하라는 말을 전했다. 알고 보니 전준우가 타구를 잡지 못하고 빠뜨렸던 것이다. 인플레이 상황이었기 때문에 롯데 야수진은 더블 플레이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심판진도 제대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4심이 모였고, 1루 주자 박계범만 아웃으로 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항의에 나섰다. 안재석도 아웃이라는 내용이었다. 중계화면 리플레이를 본 결과 안재석은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은 모습이 잡혔다.

그러자 다시 심판진이 모였다. 이들은 합의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진루하지 않은 박계범은 포스 아웃, 베이스를 밟지 않았던 안재석 모두 아웃을 선언했다. 병살타로 처리되면서 페르난데스의 득점도 무효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항의에 나섰지만 더이상의 판정 번독은 없었다. 4-2 혹은 대량 득점 기회를 잡았던 두산에게는 허무한 아웃이었다.

이렇게 되면 두산으로서는 흐름이 끊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산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6회말 선두타자 김인태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박건우의 안타 때 3루를 파고들었다. 과감한 주루로 롯데의 허를 찔렀다. 그리고 페르난데스가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이어 양석환이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이었고,박계범이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3루 주자 페르난데스가 득점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3-2에서 6-2로 달아난 순간이다.

두산의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회에는 빅이닝을 만들며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1사 1루에서 정수빈이 적시 2루타, 김인태 적시타가 나왔고,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서 양석환 1타점 내야 땅볼, 강승호 2타점 적시타까지 연이어 나오면서 5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8회에는 상대 폭투와 안권수의 2타점 3루타를 묶어 14-2 대승을 완성했다. 위기를 기회를 만든 두산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9회초 김민수에게 3점 홈런을 맞았지만 승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선발 최원준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12승(2패)을 챙겼다. 7회부터는 이영하(2이닝 무실점)-이교훈(1이닝 3실점)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을 대신해 4번타자로 나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