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7사사구 11실점' 충격 거인 불펜, 가을야구 헛된 희망이었나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0.09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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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불펜 최영환-김유영-나원탁(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이 대량 실점으로 감독의 믿음을 배신했다.

롯데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최종전에서 5-14로 졌다.


롯데는 전날(7일) 서스펜디드 게임을 포함해 두산을 상대로 2승을 따내며 가을야구를 가시권에 뒀었다. 순위는 8위였지만 당시 7위 NC를 1경기 차로 추격했고, 5위 키움과는 1.5경기차에 불과했다. 가을야구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8일 경기 전 진격의 거인 군단을 이끌고 있는 래리 서튼(51) 감독은 "후반기 상승세 원동력으로 우리 불펜 활약 때문이다. 강한 불펜이 됐다. 최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었다. 이어 "지고 있더라도 실점이 없어야 이길 수 있는데, 잘 막아주고 있다"고 거듭 칭찬했다.

하지만 이날은 사령탑의 믿음을 배신했다. 선발 투수로 나선 서준원(21)은 4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갔다. 롯데 타선이 3회 선취점을 뽑아 2점의 리드를 안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팀의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강윤구는 1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2-3으로 끌려가던 6회말부터가 시작이었다. 롯데 벤치는 선발로도 뛰었던 최영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1점차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영환은 올라오자마자 선두타자 김인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건우에 좌전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박건우의 타구를 3루수 한동희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으나 바운드를 계산하지 못하고 글러브 밑으로 빠뜨렸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수비 하나가 3루 진루를 허용한 셈이 됐다. 그러자 최영환이 흔들렸다. 호세 페르난데스에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롯데 벤치는 부랴부랴 투수를 바꿨다. 최영환을 내리고 김도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전날(7일)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었다. 김도규는 박계범을 병살타로 유도했으나 3루 주자의 득점으로 스코어는 2-6이 됐다. 순식간에 3실점을 한 것이다.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더 버텨줘야 할 불펜이 7회부터는 와르르 무너졌다. 김유영이 1사 1루서 정수빈, 김인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또 실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동우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폭투와 볼넷을 연거푸 던지더니 2사 만루서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자멸했다. 김유영은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 김동우가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대거 5실점.

8회에는 '한국판 오타니' 나원탁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세혁을 3구 삼진으로 잡으며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정수빈과 조수행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했다. 그리고 안권수에게 2타점 3루타에 이어 폭투로 추가 실점해 3점을 더 내줬다. 1이닝 3실점. 불펜만 4이닝 7사사구 11실점이다.

결국 앤더슨 프랑코-구승민-최준용-김원중 등 필승조를 써보지도 못하는 경기가 됐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5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가을야구가 한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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