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웬 치킨이? 877일 만에 천적 잡은 키움, 경기 후 '깜짝 선물'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0.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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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수들이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6-5 승리를 거둔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0일 LG와 원정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키움 선수단에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날 경기가 있는 점을 배려한 기름기 쫙 뺀 유명 브랜드의 훈제 치킨 50마리였다. 평소에도 간식으로 치킨을 즐겨 먹는 키움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야식이었다. 사전에 예고된 것이 아닌 '깜짝 선물'이어서 경기 후 지친 선수들의 기쁨은 배가 됐다.


키움 관계자는 21일 스타뉴스에 "고형욱(50) 키움 단장님이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을 보냈다"고 말했다.

마침 20일은 키움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날이었다. 키움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1선발 케이시 켈리(32)를 내세운 LG에 6-5로 이겼다.

2019년 미국에서 건너와 어느새 KBO리그 3년차를 맞이한 켈리는 키움의 천적으로 유명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을 상대로 정규시즌 통산 8경기 6승 1패 평균자책점 1.88, 48이닝 40탈삼진으로 매우 강했다. 키움은 첫 만남이었던 2019년 5월 28일 홈 경기 이후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었다.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이닝 10탈삼진 2실점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좌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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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케이시 켈리가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사진=뉴스1
그동안 키움은 유독 켈리를 상대할 때면 안타에 비해 점수가 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20일 경기에서도 켈리가 4회까지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같은 모습이 반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키움은 1-3으로 뒤진 5회초 이지영(35)이 켈리를 상대로 11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며 더그아웃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변상권(24)의 우익수 쪽 안타로 무사 1, 3루가 만들어졌고, 예진원(22)이 중전 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뒤이어 켈리의 폭투로 생긴 1사 2, 3루 기회에서 김혜성(22)이 2루수 오른쪽 옆을 지나치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4-3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이 켈리에게 3점 이상 득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켈리는 5이닝 6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키움으로선 877일 만에 켈리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게다가 올 시즌 유독 LG를 상대로 약했던 최원태(24)가 6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45일 만에 유격수로 복귀한 김혜성이 4타수 3안타 맹타에 이어 메이저리그급 점핑 캐치를 보여주는 등 키움에는 여러모로 기분 좋은 승리였다.

다음 날(21일) 이어진 경기에서 키움은 5-5 무승부를 거두면서 올 시즌 상대 전적이 열세(3승 1무 9패)였던 LG에 2승 1무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지난 주말 대구 원정 3연패의 안 좋은 흐름을 끊어냈고, 66승 7무 65패로 5위 SSG(63승 13무 62패)와 승차 없는 6위를 기록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키움 관계자는 "선수들은 상대 투수가 누군지, 상대 팀과 전적이 어떤지를 떠나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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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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