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9회초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포효하고 있다./사진=OSEN |
키움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로 향한 적은 없다. 승리한 사례도 5위 KIA 타이거즈가 2016년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4위 LG 트윈스에 4-2 승리한 것이 전부다. 키움은 2일 같은 장소에서 5위 팀의 첫 와일드카드 업셋, 즉 0%의 확률에 도전한다.
승부처는 9회였다. 4-4로 동점이 된 9회초 키움의 이지영과 박동원이 각각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김혜성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2아웃 상황에서 이정후는 정중앙으로 몰린 김강률의 2구째 직구를 통타했다. 중견수 정수빈이 열심히 쫓아갔지만, 중앙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타점 2루타였다.
뒤이어 박병호가 또 한 번 중견수 왼쪽을 향하는 1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9회말 조상우를 상대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1점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키움 안우진이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OSEN |
곽빈의 노히트 행진은 5회 깨졌다. 앞서 좋은 타구질을 보인 송성문은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곽빈의 4구째 포크를 우익선상으로 향하는 2루타로 연결했다. 이후 전병우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들어진 1사 1, 2루 기회에서 이지영은 2루 베이스를 스치는 깨끗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냈다.
한 술 더 떠 퍼펙트를 기록 중이던 안우진의 역사적인 피칭은 5회 깨졌다. 5회말 2사에서 허경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고, 박세혁이 안우진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익수 쪽 안타를 때려내 2사 1, 3루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안우진은 박계범을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팽팽하던 두 팀의 경기는 후반부 들어 요동쳤다. 먼저 키움이 점수를 냈다. 7회초 좌전 안타로 출루한 윌 크레익을 대신해 박정음이 주자로 들어섰다. 박정음은 폭투로 2루, 전병우의 희생 번트로 3루까지 내달렸다. 이지영은 여기서 3루수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 2점째를 냈다. 3루수 허경민이 홈으로 송구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바운드였다.
두산 김인태(맨 오른쪽)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말 1사 2, 3루에서 동점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고 김재환과 포옹하고 있다./사진=OSEN |
8회에는 두 팀이 장점을 살려 점수를 냈다. 2-2로 맞선 8회초 이영하는 이용규-김혜성-이정후로 이어지는 키움의 상위 타선을 상대했다. 선두 타자 이용규가 풀카운트에서 8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전 안타를 쳤다. 김혜성은 이영하의 6구째 직구를 밀어쳐 1루 쪽으로 쏠린 시프트를 깨고 좌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마저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키움 야수들의 빠른 발이 돋보였다. 박병호의 타구가 좌익수 김재환의 글러브로 향했고, 김재환은 홈으로 송구했다. 3루 주자가 빠른 발을 지닌 이용규였기에 유격수 김재호는 김재환의 송구를 중간에서 잘라내 3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2루 주자 김혜성의 발이 더 빨랐다.
김혜성의 추가 진루는 중요하게 작용했다. 송성문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다시 만루 기회가 만들어지자 대타 김웅빈이 좌익수 김재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재환은 타구를 잡아 정확히 홈으로 송구했으나, 포수 장승현이 공을 놓쳐 3루 주자 김혜성이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 김재환이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8회말 2사 1루에서 동점 투런포를 때려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
김재환의 홈런포로 4-4 동점을 이룬 것도 잠시 이정후의 역전 2타점 적시타와 박병호의 쐐기타가 터졌고, 4시간에 달하는 두 팀의 명승부는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