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좌플에 2득점' 키움 육상부 클래스, 잠실 들었다 놨다 [WC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1.0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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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이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8회초 무사 1루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키움 히어로즈 육상부는 명불허전이었다. 짧은 좌익수 플라이에도 과감한 주루로 잠실벌을 들었다 놨다.

키움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4로 승리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5위 팀의 두 번째 승리를 만들어낸 키움은 2일 같은 장소에서 5위 팀의 첫 와일드카드 업셋에 도전한다.


이날 두 팀은 각자 팀 컬러를 살려 경기 후반부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김재환이 8회말 동점 투런포로 두산을 대표했다면 키움의 타자들은 빠른 발로 뛰고 또 뛰었다. 두산은 그런 키움 타자들을 견제하느라 종일 진땀을 뺐다.

8회초는 키움 육상부의 클래스를 볼 수 있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2-2로 맞선 8회초 8회에는 이용규-김혜성-이정후로 이어지는 키움의 상위 타선은 이영하를 상대했다. 이용규, 김혜성이 안타, 이정후가 볼넷을 골라내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박병호는 이영하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뜬 공 타구를 쳤다. 타구가 짧아 충분히 홈 송구가 가능했지만, 3루 주자 이용규는 빠른 발로 여유 있게 3-2로 역전하는 득점을 뽑아냈다.

이때 김혜성의 센스가 돋보였다. 2루에 있던 김혜성은 김재환의 홈 송구를 보고 3루로 내달렸다. 유격수 김재호는 김재환의 송구를 중간에서 잘라내 3루로 송구하는 기민함을 보였지만, 김혜성의 발이 더 빨랐다. 비디오 판독 결과로도 바뀌지 않았다.


김혜성의 추가 진루는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송성문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만든 만루 기회에서 대타 김웅빈이 좌익수 김재환 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재환은 타구를 잡아 정확히 홈으로 송구했으나, 포수 장승현이 김혜성의 빠른 발을 의식한 나머지 태그를 시도하다 공을 놓쳤다. 키움의 4-2 리드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앞선 4회초 도루 실패로 도루왕의 체면을 구겼던 김혜성은 이때 주루로 자신의 실책을 만회했다.

키움 육상부에는 이용규-김혜성-이정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주자 박정음도 인상적인 주루로 팀에 기여했다. 7회초 윌 크레익의 대주자로 들어선 박정음은 상대 투수의 폭투 때 2루, 전병우의 희생 번트 때 3루까지 진루했다. 뒤이어 이지영이 3루선 상으로 강하게 바운드되는 땅볼 타구를 만들자 박정음은 홈으로 뛰어들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은 어렵게 공을 잡긴 했지만, 이제 막 3루와 홈 사이를 절반 지난 박정음을 잡는 대신 훨씬 먼 1루 송구를 택했다. 박정음의 빠른 발을 의식한 선택이었다.

결국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4-4로 동점이 된 9회초 2사 1, 2루에서 터진 이정후의 적시타였다. 하지만 그 승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끝까지 다음 베이스를 향해 내달린 키움 야수들의 빠른 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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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정음이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7회초 1사 3루에서 나온 이지영의 땅볼 타구 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사진=OSEN/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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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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