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5실점' 방관, 이번에도 감독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WC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1.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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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한현희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2회말 2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사진=뉴스1
키움 히어로즈가 5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업셋이라는 역사를 만들지 못했다. 1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홍원기 키움 감독의 투수 교체는 많은 아쉬움을 낳았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16으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전날(1일) 1차전에서 2016년 KIA 타이거즈 이후 역대 두 번째 5위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를 만들었으나, 2차전에 패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것까지 같았다.


이날 키움은 올 시즌 두산전 상대 전적이 좋고 경험이 많은 정찬헌(31)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정찬헌 뒤에 한현희를 바로 붙인다. 상황에 따라 (선발 자원인) 최원태도 기용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전날 43구를 던진 조상우의 등판 여부에도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지만, 본인이 던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연장전에 간다면 기용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사실상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홍원기 감독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앞선 1차전에서 선발 안우진의 교체 타이밍을 잘못 잡아 2-2 동점을 내준 것보다 더한 실책이 2차전에서 나왔다.


먼저 선발 정찬헌이 제구 난조와 한현희의 구원 실패로 1⅓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현희가 일찌감치 몸을 풀고 있었음에도 투입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진 나름 이유가 있었다.

정찬헌이 너무 빠르게 무너졌고, 선발 투수들은 몸을 풀기가 어렵다. 하지만 1-4로 뒤진 4회말은 이해받기 어려웠다. 4회말 박세혁과 정수빈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페르난데스와 박건우가 한현희를 상대로 연속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점수는 1-6으로 더 벌어졌다.

불펜에서 최원태가 몸을 풀고 있었고, 마운드 위의 한현희가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키움의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양석환이 한현희의 6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허경민의 유격수 쪽 타구를 김혜성이 처리하지 못하면서 점수는 9-1, 8점 차까지 벌어졌다. 한현희는 결국 강승호를 2루수 뜬 공으로 처리하고 나서야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1패해도 그만인 정규 시즌 경기가 아니었다. 분명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었다. 그리고 키움은 무승부도 아닌 승리를 해야만 상위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5위 팀이었다. 그러나 키움 벤치는 한현희가 4회 한 이닝 동안 5실점 하며 승부의 추가 넘어가는 것을 방관했다.

벼랑 끝에 몰린 단판 경기에서 5번의 이닝에 8점 차를 만회하기란 제 아무리 메이저리그급 타선을 가진 팀이라도 쉽지 않다. 더욱이 4회초에는 김혜성이 혼신의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과 송성문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하며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8점 차까지 벌어졌지만, 키움 타자들은 최선을 다했다. 5회 1사 만루에서 이정후가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싹쓸이 3타점을 올렸고, 8회에는 하위 타선에서 3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6회초 또 한 번 6점을 내주는 빅이닝을 허용하며 2021시즌 마지막 경기를 허무하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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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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