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김태형 단기전의 신일까, 마침내 코끼리·야신 대기록 넘어섰다

대구=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11.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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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사진=뉴스1
김태형(54) 두산 감독이 역대 50경기 이상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 사령탑들 기준, 최고 승률 감독으로 올라섰다.

두산 베어스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이제 두산은 10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낸다.


김태형 감독의 뚝심이 다시 한 번 빛난 경기였다. 이날 두산이 3-2로 앞선 가운데, 5회말 삼성의 공격이었다. 1사 만루 위기를 맞이하자 김 감독은 지체 없이 선발 최원준을 내리는 대신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이현승을 좌타자와 승부할 때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석에는 좌타자 오재일이 서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선택은 이현승이 아닌 홍건희였다. 승부수는 통했다. 홍건희는 속구만 7차례 연거푸 뿌린 끝에 2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냈다. 자칫 흐름이 넘어갈 뻔한 상황서 승기를 지켜낸 순간이었다. 결국 홍건희는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한 뒤 8회 1사 후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겼다. 총 투구수 52개. 김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홍건희의 투혼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홍건희 투입에 대해 "가능한 길게 던지게 하려고 했다. (홍)건희가 무너지면 끝나는 거였다. 8회 정도까지 생각했는데, (8회에) 팔이 무거워지는 게 보이더라"면서 "(이)현승이도 정말 온 힘을 다해 던지는 게 보였다. 홍건희도 공이 좋았다. 투수들도 잘 던졌지만, 승운이 저희한테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오재일 상대로 만루 위기서 계속 속구만 던진 것에 대해 "제가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투수가 아니기도 하고, 속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변화구를 던져서 어렵게 승부하는 것보다 제가 제일 잘 던지는 구종으로 자신 있게 붙자는 생각과 함께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 결과가 따라와서 만족한다"고 기뻐했다.

이미 대기록을 세운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이다. 이날 승리로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35번째 승리(20패)를 기록, 승률 0.636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 승률 사령탑으로 등극했다. 김태형 감독의 승률 0.636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이 기록한 승률 0.632(55승5무32패)를 뛰어넘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 승률(50경기 이상 출장 기준)이다. 김태형 감독과 김응용 전 감독에 이어 김재박 전 감독이 승률 0.547(29승3무24패), 김성근 전 감독이 승률 0.507(37승1무36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두산이 이제 1승만 더 거둘 경우, 김 감독은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최초의 사령탑이 된다. 늘 "단기전에서는 과감하게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우선 이겼기 때문에 유리한 조건에서 2,3차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선수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유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첫 경기를 잡아 아주 기분이 좋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과연 올해 '미라클' 두산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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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김태형(오른쪽에서 두 번째) 두산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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