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번트→선발 투수 69구 교체, 우승팀 '독하다 독해' [KS 고척]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1.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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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시리즈 3차전 2회초 KT 유한준이 2루타를 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통했다. 4번타자에게 번트 사인을, 선발 투수가 흔들리자 69구만에 과감하게 바꾸는 독한 야구를 선보였다.

KT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이로써 KT는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경기 초반은 선발 투수들의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그리고 6회부터 본격적으로 불펜이 양팀의 불펜이 가동되자 본격적으로 KT의 작전야구가 시작됐다.

눈길을 모았던 것은 6회였다. 5회초 터진 박경수의 솔로포로 1-0으로 앞선 KT는 6회 황재균의 안타와 강백호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 여기서 KT 벤치는 유한준에게 번트 사인을 냈다. 첫 타석 2루타, 두 번째 타석 좌익수 뜬공 등으로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보였음에도 4번타자에게 번트 사인을 낸 것이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이순철 해설위원은 "4번 타자에게 번트 사인을 낸다면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 감독이 이기고자 마음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한준은 번트 작전을 수행하고자 배트를 내렸고, 마운드에 있는 이영하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얻어냈다. 아웃카운트 없이 베이스를 확보했다. 하지만 호잉 삼진, 배정대의 병살타로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과감한 작전이 돋보였다.

투수 교체에서도 결단력이 있었다. 선발 투수 데스파이네는 호투를 펼쳐왔다. 6회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박계범은 공 2개로 3루 땅볼로 처리했으나 정수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박건우에게도 아찔한 타구를 맞았다. 다행히 2루수 박경수의 호수비로 선행주자 정수빈을 아웃시키며 한숨돌렸지만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페르난데스 타석 때 데스파이네는 직구, 커브, 투심, 체인지업 등 모든 구종을 다 던졌으나 구위가 조금씩 흔들렸다. 결국 볼넷을 허용하자 지체없이 투수 코치가 올라왔다. 주심에게 바로 공을 받아들었고, 데스파이네를 교체했다.

다음 타자 김재환이 데스파이네에게 강했던 점(타율 0.556 1홈런 1타점)을 고려한 점도 있지만 투구수 69개를 감안하면 다소 빠른 투수교체였다.

KT 벤치의 과감한 결단은 결국 통했다. 바뀐 투수 조현우가 좌타자에 강했던 점도 있었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김재환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 뒤엔 역시 기회였다. KT는 7회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잡았고, 조용호의 적시타로 추가점에 성공했다. 이어 계속된 1사 1, 3루에선 황재균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면서 3-0을 만들었다. 8회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승패를 바꾸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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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시리즈 3차전 KT 선발 데스파이네(왼쪽에서 두 번째)가 교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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