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88장 제출한 정일훈, 항소심서 징역 2년 구형..감형될까[종합]

서울중앙지방법원=공미나 기자 / 입력 : 2021.11.18 17:30
  • 글자크기조절
image
정일훈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검찰이 대마초 상습 흡연 혐의로 기소된 그룹 비투비 출신 정일훈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정일훈은 80여장의 반성문과 함께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최수환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일훈 외 7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 정일훈에 대해 징역 2년 및 추징금 1억2663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에서 정일훈에게 징역 4년, 추징금 1억3000여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정일훈 변호인은 "공소장 변경 허가를 감사하다"고 운을 떼며 원심이 사실과 다르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원심 판결은 피고인들이 범행 발각이 쉽지 않도록 다크웹에서 의사 소통하고,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사용해 치밀한 범행 수법으로 죄질 좋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피고인들은 일반적 웹사이트 구글을 통해 구매 방법 검색했고, 검색 시 나온 텔레그램 ID로 판매자와 접촉한 것에 불과하다. 당초 판매자가 요청한 입금 방식이 비트코인 지갑으로 송금이었고, 이 역시 이미 비트코인 계좌를 갖고 있던 사람이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image
정일훈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변호인은 정일훈 등 피고인 8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5개월이 넘는 수감생활 동안 수십장의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 친지, 동료들의 탄원서가 제출됐고, 피고인 정일훈의 경우 해외팬 탄원서가 두 박스 넘게 제출됐다"며 "피고인들이 사회에 복귀할 경우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사회적 유대관계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인이자 피고인 중 한 명인 박모씨의 아버지는 "막내 아들이 원심에서 법정 구속돼서야 사건을 알게 됐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학업과 군 복무를 마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방황하는 시기, 일시적인 현실도피 일탈이었음을 너그럽게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던 정일훈은 최후 진술에서 "저의 어리석은 행동이 몹시 후회되고 제 스스로가 몹시 부끄럽다"며 "누릴 수 있었던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고 말했다. 이어 "마약이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우리 삶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앞으로 두 번 다시 같은 실수 저지르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절대 배신하지 않고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하겠다"며 고개 숙였다.

정일훈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6일 오후 2시 열린다.

image
정일훈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일훈은 2016년 7월 5일부터 2019년 1월 9일까지 다른 피고인 7명과 공모해 161회에 걸쳐 1억3000여만원을 송금하고 대마 826g을 매수해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암호하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마초 흡연 혐의가 알려진 뒤 정일훈은 지난해 12월 비투비를 탈퇴했다.

지난 6월 1심은 장기간 대량으로 마약을 매수하고,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정일훈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1억3000여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이에 정일훈은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판결에 불복했고, 검찰 역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정일훈은 항소심이 시작된 뒤 총 88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