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경관의 피', 익숙한 재료로 만들어낸 새로운 케미의 맛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2.0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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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관의 피'


영화 '경관의 피'가 익숙한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물을 조진웅과 최우식이라는 새로운 케미로 빚어냈다.

'경관의 피'는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박강윤(조진웅 분)과 그런 박강윤의 뒤를 파는 언더커버로 팀에 합류한 신입경찰 최민재(최우식 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범죄물이다. 박강윤의 비리를 캐기 위해 팀에 합류한 최민재.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그는 처음에는 나쁜놈에게 돈을 빌려 '더 나쁜놈'을 잡는 강윤을 이해하지 못한다. 강윤의 특별한 수사 방식을 불신하던 민재는 점차 강윤의 신념과 진심을 알게 되고 그와 진정으로 한 팀이 된다.


'경관의 피'는 일반적인 경찰물, 범죄물과 흐름을 같이 하며 영화 '독전'이나 '불한당'을 떠올리게 한다. 언더커버라는 소재는 넷플릭스 '마이네임'과 신종마약 스토리는 '유체이탈자'와 오버랩 된다. 소재는 비슷하지만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형사에서 건달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조진웅. 특히나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형사 역할을 연기하며 자신의 필모를 새로 썼다. 드라마 '시그널'을 비롯해 '끝까지 간다', '독전' 등에서 이미 강렬한 형사 역할을 선보였던 조진웅은 '경관의 피'에서 다시 한번 마약범을 쫓는 형사 역할로 관객을 만난다. 강윤은 원칙이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범인을 잡는 일반 형사가 아니라, 경계선 위의 회색지대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며 가장 위험한 놈을 잡는데 몰두한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천상 형사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검은 구정물 속에서 뛰어다니는 형사다. 극이 전개 될 수록 강윤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며 조진웅이 그려낸 색다른 형사 캐릭터가 추가 된다. 조진웅은 가죽 재킷을 입고 뛰어다니는 형사가 아닌 명품 수트에 명품 시계를 차고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형사 강윤을 그려내며 같은 형사 캐릭터도 다르게 표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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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관의 피'



강윤의 파트너 민재 역할을 맡은 최우식은 조진웅과 완전히 다른 형사의 모습을 연기했다. 외적으로도, 캐릭터 성격으로도 정반대의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합을 맞추고 같은 팀이 돼 간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청춘의 얼굴을 표현해 냈던 최우식은 자신의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형사다. 작은 얼굴, 갸녀린 몸으로 나약해 보이는 최우식은 짧은 액션을 강렬하게 소화해 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최우식은 '경관의 피'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형사의 모습을 그리며 영화를 이끌어간다.

이처럼 서로 다른 형사인 조진웅 최우식의 케미는 보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마치 아빠와 아들 같기도 하고, 형과 동생같기도 한 두 사람의 어울림이 시너지를 낸다. 이에 더불어 극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박희순, 12kg이나 증량해 마약범을 연기한 권율, 조직 폭력배로 강렬하게 등장하는 박명훈을 비롯해 여러 조연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영화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경관의 피'는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한 경찰, 조폭, 마약 이야기를 버무려 내놨다. 소재도, 배우들도 익숙하지만 이들이 섞여서 나오는 새로운 케미가 양념처럼 감칠맛을 낸다. 다만 배우들이 선명하게 대사를 내뱉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장면에서는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등,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2022년 극장가 포문을 열게 된 '경관의 피'가 익숙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영화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세 관람가. 2022년 1월 5일 개봉.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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