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이세영 "덕임 얘기할 때마다 눈물이.."[★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2.01.09 09:30 / 조회 :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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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대본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배우 이세영(29)에게 이번 사극은 유달리 아렸다. 그는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연출 정지인, 극본 정해리, 이하 '옷소매')과 자신이 연기한 성덕임의 삶을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덕임을 생각하는 이세영의 감정은 인터뷰 도중에도 주체할 수 없었다. 이 여운은 그가 '옷소매'를 다시 생각할 때면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정조가 잠이 들고 꿈에서 덕임을 만났는데 꿈을 꾸는 동안 정조가 생사의 기로에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정조가 꿈에서 깨어나면 궁에 있는 것이고 깨어나지 못했다면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정조와 덕임은 평범한 사내와 여인으로서 이루지 못한 꿈을 꿈에서 이뤘다고 생각했어요."

'옷소매'는 왕세손 이산(이준호 분)과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7회 마지막회가 시청률 17.4%(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순간 최고 19.4%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0.5%을 기록한 '내 뒤에 테리우스' 이후 3년여 만의 MBC 두 자릿수 시청률 드라마다.

이세영은 극중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 역을 맡았다. 덕임은 사도세자의 아들이자 영조의 손자로 비애를 겪는 정조 이산을 위로하며 애틋한 사랑으로 발전, 정조의 후궁이 됐다. 덕임은 이후 자식과 친구를 연달아 잃은 슬픔, 자신마저 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의빈 성씨의 일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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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옷소매'가 전작 '대장금', '대왕의 꿈',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성공하면서 이세영에게 '사극 퀸'이란 수식어가 생겼다.

▶최고 시청률 17.4%를 기록할 줄은 몰랐다.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게 너무 좋지만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매번 시청률이 잘 나올 수 없어서 이 드라마는 행운이었다. '사극퀸'이란 수식어는 너무 과찬이시다.(웃음) 너무 과분하고 그런 수식어에 걸맞게 앞으로도 사극을 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겠다.

-'옷소매'를 통해 얻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시청자분들이 이산과 덕임을 보고 '산덕 커플'이라 불러주시더라. 그런 커플 애칭을 지어주셔서 감사하다. 덕임이가 궁녀이지 않냐. 왕과 궁녀가 사랑싸움을 하면서 덕임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례한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오만방자하게 연기하려 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을 나도 느꼈듯이 시청자들도 느끼신 것 같다.(웃음) 지인들은 평소에도 내가 작품하면 늘 보고 잘 봤다고 모니터링을 해주는데, 이번 작품을 하고서는 더 실시간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묻더라. 차승원 선배님께서 '너무 고생했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너무 기뻤다.

-'옷소매'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그동안 내가 한 캐릭터는 목표가 있고 그걸 이루려고 노력하는 걸 보여줬다. 이번엔 궁녀였다가 후궁이 된 여인의 사랑 이야기였다.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란 메시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덕임 캐릭터는 다른 작품을 할 때보다 보잘 것 없고 하찮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인물로 보이도록 노력했다. 덕임이도 빛나는 순간이 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고 제약이 많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다른 인물들이 더 빛나보이게 연기하려 했다. 원작과 대본을 봤을 때의 감동이 컸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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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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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덕임이가 궁녀에서 의빈 성씨로 후궁이 되는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는가.

▶여러 번 다뤄졌던 이야기이지만 이번 작품은 내 입장에서 어떻게 대비를 잘 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앞부분은 대사에서 '궐에서 망둥이처럼 날뛰느냐'고 했듯이 덕임이의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짐 캐리, 아담 샌들러, 주성치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웃음)

-덕임의 일생 전반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가.

▶덕임이 34세에 죽었다. 중간 시절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이 사람의 일대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고민했다. 생각시 때는 조금 더 생동감 있고 자유롭고 장난기 있으면서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덕임이 세자가 왕이 될 때까지 내가 그를 지켜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후궁이 돼 달라 했을 때와 이후에 공허함과 쓸쓸함, 그리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덕임이 원자를 키우는 과정은 그려지지 않았는데 자식을 잃는 모습을 보여줬다. 월혜 언니(지은 분)가 죽었을 때부터 덕임이 조금씩 실의를 느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속상했다.

- 후궁이 된 이후 덕임이의 모습은 기혼 여성 시청자들에게 경력단절 주제로 공감의 반응을 얻었다.

▶경력단절 부분에서 공감하시는 줄은 몰랐다. 덕임이 후궁이 된 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사람도 못 만나면서 새장 안에 갇힌 새 같았겠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옷소매' 촬영 시작할 때부터 덕임이 죽는 엔딩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원작과 엔딩이 비슷할 거라고 얘기를 듣고 시작했다. 티저 포스터에서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라고 적힌 걸 보고 엔딩을 예측했다. 대본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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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옷소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드라마 전체의 엔딩신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5회 엔딩에서 덕임이 '제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저하를 지켜드릴 겁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옷소매' 화제의 신인 이준호와의 목욕탕 욕조 신 촬영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오빠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오빠가 식단 조절하면서 힘들어한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열심히 노출을 해주신 것에 대해 미안하면서 고마웠다. 대중분들께서 많이 환호를 해주셔서 다 같이 힘이 났다. 이건 당연히 사랑 받을 수밖에 없다, 좋아해 주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촬영하는 중간엔 별 생각 없이 '오빠 힘들겠다. 창피하겠다' 생각하며 보지 않으려 했다.(웃음)

-이덕화(영조 역), 장혜진(서상궁 역)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이덕화 선배님은 전에도 '최고의 한방' 때 함께 연기했다. 이덕화 선배님은 내가 늘 보면서 '저렇게 해야하는 구나'라며 감탄한다.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배우면서 촬영했다. 서상궁 마마님과는 촬영 초중반 때부터 즐거웠고 나중엔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났다. 위로와 다정한 말씀들이 힘이 났고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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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프레인TPC


-'옷소매'의 엔딩을 말하며 울컥하던데, 이 작품이 유독 자신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인지.

▶원래 평상시엔 눈물이 잘 없다. 작품 볼 때만 눈물이 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의 인물에 몰입이 많이 돼 있어서 이 인물을 얘기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할 것 같다. 이 작품은 눈물샘을 많이 자극한다. 원작도 드라마도 너무 짠하고 절절하다.

-1997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데뷔해 어느덧 25년간 연기 활동을 했다.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하려고 하나.

▶앞으로 50년을 더 보며 연기하고 있다. 지금 너무 행복하고 가끔 들뜨기도 하지만 너무 기쁘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에서 즐기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이 험난하다고 생각해서 덕임이의 소박한 꿈처럼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 그 안에서 내가 특별한 배우로서의 길을 가고 싶다.

-이세영의 사극은 믿고 본다는 반응에 따라 연기할 때 책임감도 커지겠다.

▶다음번에 또 사극을 한다면 조금 부담이 될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선 부담이 없었다. 나는 작품을 할 때 그 작품만 생각한다. 전작의 스텝을 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른 장르를 했을 때도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선택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자극은 한다.

-사극 외에 다른 장르에서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아직 많을 텐데.

▶체력에서 정신력이 나오는 것 같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어릴 때 조금 더 다양하게 도전해야 나이가 들어도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최대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려고 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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