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경기 20승' 신기록, 그 뒤편에는 '눈물의 리베로'가 있었다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1.0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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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김주하./사진=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이 'V리그 여자부 최소 경기(21경기) 20승'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그 뒤편에는 부담감을 이겨낸 '눈물의 리베로' 김주하(30·현대건설)가 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7, 26-24, 25-2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8연승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승점 59점(20승 1패)으로 2위 도로공사(승점 45점)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결과는 현대건설의 3-1 완승이었지만, 경기 전만 해도 이러한 결과를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에 시즌 첫 패를 안긴 팀이었고, 최근 12연승 중이었다. 현대건설은 불과 4일 전 KGC 인삼공사전에서 5세트 접전을 벌였고, 그 결과 양효진(33)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많이 지친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전 리베로 김연견(29)이 목에 통증을 느껴 결장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강성형(52) 현대건설 감독은 백업 김주하와 이영주(23)를 믿었고, 두 사람은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김주하는 4세트 모두 출전하면서 24개의 리시브 중 21개를 받아냈고 29개의 디그를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 승부처였던 3세트에서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2개의 디그를 기록하면서 경기 흐름을 현대건설로 가져왔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은 김주하를 두고 "오랜만에 출전했는데도 리시브 쪽에서 (김)연견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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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김주하./사진=한국배구연맹


김주하에게는 간만의 인터뷰실 방문이었다. 김주하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 첫 (선발) 경기가 도로공사와 빅매치라서 부담이 심했다. (김)연견이가 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어 '나는 팀에 피해만 주지 말자'고 생각하며 나섰다"고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부담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경기 내내 파이팅이 넘치던 김주하는 승리 직후 코트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리베로로서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가 만원 관중이 모인 빅매치라면 부담이 될 법했다. 부담을 안고 뛴 탓에 제 경기력을 못 보여줬다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의외로 자신을 향한 평가는 박했다.

김주하는 "내 자신에게 65점을 주고 싶다. 후회는 없지만, (솔직히 말해) 너무 오랜만에 리베로로 뛰어 감을 잃었다. 경기 내내 그 감을 찾으려 노력한 것 같다"고 낮은 점수를 준 이유를 밝히면서 "그래도 평균보다는 좀 더 잘했다고 위안을 삼고 싶다"며 그제서야 활짝 웃었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김주하는 2016~2017시즌 후 팀을 떠났다가 3년 만인 2019~2020시즌에 복귀했다. 그때도 김연견의 부상으로 인해 급해진 현대건설의 사정 때문이었다.

그렇게 복귀해 어느덧 3시즌이 흘렀지만, 김주하의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김주하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마이너스만 안 되면 좋겠다. 어느 포지션에서나 팀이 항상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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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왼쪽)가 현대건설 선수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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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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