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은 최근 '2021 Asia Artist Awards'(이하 '2021 AAA') 시상식과 다른 일정을 마무리한 후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AAA'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간 많은 영화제에 참석했지만, 가수, 배우 통합 시상식은 처음이라 기분이 남달랐을 터. 전여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별적인 대기실을 사용했지만 수상하러 들어갔을 때 가수 분들을 봤다. 배우와 또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고 표현하시더라. 재밌는 날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전여빈은 '2021 AAA'에서 베스트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다. 이에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참가했던 '낙원의 밤', '빈센조'로 사랑을 받은 거라 감사함이 컸다"라며 "상이란 건 지나간 작품으로 받는 거니까 이에 대한 감사함을 기억한다. 또 좋은 작품을 찾아서 괜찮은 연기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욕망 숨기지 않는 홍차영..가끔 솔직해도 되지 않을까"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
그는 극 중 홍차영 역을 맡았다. 홍차영은 홍차영은 악마의 혀와 마녀의 집요함을 갖고 있는 변호사로, 냉정함과 강인함을 갖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도, 눈물도 없는 홍차영은 빈센조 까사노(송중기 분)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전여빈은 "홍차영은 돌발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다. 출연에 앞서 김희원 PD, 박재범 작가와 미팅을 했을 때 확신을 가졌다. 이분들과 작품을 만들면 후회없이 만들 수 있겠단 의지가 있었다"라며 "'빈센조'가 완전한 사전제작은 아니어서 작품을 촬영하며 (홍차영을) 점점 알아가게 됐다. 불안함은 딱히 없었고 '이 물결에 날 맡기자'란 생각이 있었다. 어떤 패기로운 지점이 있으니 날 다 던져보고 싶었다"라고 얘기했다.
확실히 홍차영은 전여빈이 보였던 연기와 결이 달랐다. 사연이 많고 암울한 분위기로 차분하게 연기를 하던 전여빈이 호탕하게 웃으며 과한 행동을 보인다.이에 시청자들은 전여빈을 낯설어하기도 했다. 전여빈도 어색함을 느꼈을까.
그는 "('빈센조' 방송 당시) 가까운 친구들은 (홍차영이) 내가 신났을 때 모습과 같다고 하더라. 또 다른 분은 '여빈아 너한테 그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다'라고 하기도 했다. 인간의 모습은 참 다면적이더라"며 "누군가는 몰랐다고 하고 누군 알았다고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라고 털어놨다.
홍차영은 본인이 갖고 있는 욕망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관습을 깨부수고 본인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전여빈은 이런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홍차영은 출세하고 싶고 남을 이기고 싶어서 염치없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이 부분을 배우로서 표현해보고 싶었다. 또 한편으론 홍차영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 가끔 누군가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고 1차원적으로 솔직해져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내게 없는 쾌활한 리듬을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빈센조'는 이제 다크히어로 물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수많은 다크 히어로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빈센조'가 언급되고 호평을 받고 있다. 전여빈은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서 감사하다. 사람은 언젠가 사라지지 않나. 현생은 끝이 있고 모두에게 당연한 숙명 같은 거다. 그래서 작품을 만날 때마다 그때로 돌아가지 못할 순간들이 남아있는 거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모두의 꿈 아닌가. 한번만 보는 게 아니라 기억해주는다는 것. 하지만 이걸 강요할 수 없고 오로지 시청자, 팬들의 선택이다. 그래서 1시간 만에 잊혀질 수도 있는 걸 10시간 기억해주는 것 같이 기쁘다"라고 전했다.
◆ "하나로 뭉친 이유? 송중기의 행복 비타민 덕분"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
또한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현장은 더 재밌었다. 참 행복했다. 놀이터 같았다. 본인 촬영이 없어도 촬영장에 놀러오는 분도 있었다. 모두가 이 작품을 사랑하고 서로 의지했다. '우리가 이 시간을 함께 누리고 있다'란 걸 누구보다 서로 느끼고 공유했다. 강요도 없었는데 말이다"라고 '빈센조' 출연진들을 향한 끈끈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송중기는 '빈센조' 종영 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역대 가장 신나게 한 연기"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전여빈은 배우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던 이유로 "'빈센조'에서 빈센조인 송중기 오빠가 행복 비타민을 바이러스처럼 퍼트린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라며 "큰 힘을 불어준 건 김희원 감독님 몫도 있다. 두분이 행복을 나눠주니 함께 하는 사람들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생긴다"라고 얘기했다.
당시 '빈센조' 출연진들은 단체 대화방은 물론 자주 만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그렇게 우정을 유지하고 있냐고 묻자, 전여빈은 "당연하다. 곧 최명희를 연기했던 김여진 선배님 연극을 보러간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최명희 역은 어떤 성별이 필요 없는, 흔히 말하는 이미지의 악녀가 아니라 빌런 그 자체로 나타났다. 김여진 선배님이 최명희를 만나 발휘할 수 있었던 지점같다"라며 "선배님과 만나 연기할 때 재밌었다. 최명희와 홍차영이 더 붙어있었으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빈센조'에서 하지 못한 걸 또 다른 작품에서 간절히 기다린다"란 바람도 전했다.
전여빈에게 '빈센조'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매 작품마다 의미가 있지만 대단한 기록보다도 내가 보내왔던 것처럼 좋은 기억 중 하나 일 것"이라며 "다만 내게 또 다른 기회를 열어준 작품이면서 사랑하는 동료와 선배님들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 "영화 '죄많은 소녀', 평생 은혜로 생각할 것"
그는 '죄많은 소녀'를 향한 애틋함을 보였다.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를 찍을 때 모든 걸 던져서 하긴 했지만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그걸 찍을 때만해도 내겐 주어진 기회가 적었다. 나를 믿어주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마냥 감사했다"라며 "아마 평생 은혜로 생각할 거 같다. 첫 사랑 같은 마음이 있다. 처음으로 뜨거운 열정과 감사를 담은 작품이다. 그래서 뭔가 익숙해지기 싫은 마음도 있다. 연기할 때 익숙해지거나 안일한 마음을 가졌을 때 ('죄 많은 소녀'를 생각하면) 부지런한 배우로 살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전여빈의 출연 작품은 의미를 많이 담고 있을 때가 많다. 대중적으로 사랑 받은 '빈센조'도 '악이 악을 처단한다'란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퍼져나간 드라마다. 이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냐는 질문에, 전여빈은 "동물적인 감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얘기를 들었을 때 쓴 사람이 궁금해지거나 좀 더 이해해보려고 하는 마음이 든다면 하게 된다. 난 취향이 없어서 막연한 부분이 있지만 궁금증이 가장 큰 동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궁금증, 감각으로 작품을 고르다 보면 연기했을 때 어려운 부분도 존재할 터. 그러나 전여빈은 "아직까지 변수를 느낀 적은 없다. 믿었던 믿음 그대로 잘 마무리 됐다. 앞으로 작품을 오래 하다 보면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는데 끝은 달랐구나'란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 분들을 믿고 펼칠 수 있는 동료가 되고 싶다"라며 "연극 스태프를 할 때 들었던 말 중에 '작품을 만드는 과정 중 평화만 있을 수 없다. 멋지고 치열한 싸움이 있어야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란 게 있다. 아무말 않고 수긍만 하지 말고 멋지게 싸우잔 거다. 이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털어놨다.
2021년을 바쁘게 보낸 전여빈은 "내가 20부작('빈센조')을 해본 적도 없고 그런 속도를 처음 겪어봐서 2021년이 안 끝난 거 같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본 해였다. 그래서 정말 잊지 못할 것"이라며 "내게 할 수 있다는 응원과 내 마음 깊은 곳에 할 수 있단 용기가 샘솟게 됐다"라고 뜻깊은 의미를 담아 인사했다.
당분간 쉬는 시간을 택한 전여빈은 못 만났던 친구들과 밀린 작품들을 찾아본다고. 그는 "K-문화가 각광받고 있고 좋은 콘텐츠가 많더라. 어떤 콘텐츠가 생길까란 기대가 많다. 한국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 속에서 외국 팬들께 사랑 받고 싶다"란 바람을 전했다